제 1막_모래위의 동물 농장

6장_한 줄 동물 도감

by 게으른 개미

1. EPC Contractor는 바쁜 아람코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결재를 요청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머리숱 대장 까마귀 (누구는 먹고 노냐? 우리는 한가하고 너희는 바쁘고?)

2.눈은 반쯤 감고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발주처 자금 담당 돈 주는 올챙이, 그가 보여주는 거만과 오만은 그 자체로 연구대상이다. (그 표정에서 나는 그가 자랑하는 근자감의 농도 100%를 느낀다.)

3. 도레미파솔에서 ‘솔’에 발성을 장착하고 광분하던 앵무새 (겉으로는 열정이 넘쳐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런 성과도 없다.)

4.대장처럼 악을 쓰고 군림하다 큰 가르침을 받고 조신해진 햄스터 (차라리 진작에 이렇게 행동했으면 좋았을 텐데.)

5. IQ를 합쳐도 외계인한테 질 것 같던 고장난 비둘기 형제 (그 중 한명은 아버지가 대추야자 농장을 운영

하신다고 한다. 가업을 이었으면 좋겠다.)

6. 구 소련 대통령과 같은 이름이 무색하게 매일 찾아와 엑셀 리포트 업데이트를 조르는 용병 징징이 불곰 (그가 정말 제대로 검토는 할지 의문이다)

7. 고압적인 태도로 다짜고짜 찾아와 초면부터 자재 예상 입고 일정을 내놓으라고 했던 동남아시아 출신 용병 민머리 하마 (국적에 상관없이 발주처 셔츠만 입으면 사람이 변하나보다)

8. 나한테 지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본인 요청 사항을 쏟아내던 돼지 짱뚱어 (그가 자료라며 출력해온 공문은 내가 작성한 것이었지만, 그는 그것도 모른 채 공문이 대외비라며 나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그에게 삼겹살이 뭔지는 아냐고 묻고 싶었다.)

9.7월까지 자재가 입고되지 않으면 본인이 프로젝트에서 제외될꺼라고 본인의 안위를 가지고 협박하던 소심한 오랑우탄 (솔직히 그가 제외되었으면 했지만, 결국 오랑우탄은 무사히 남았다.)

10. 고인돌 가족을 떠오르게했던 우렁찬 물소 (그가 등장할 때마다 이상하게 석기 시대가 떠올랐다.)

11. 케이블을 사랑한 펭귄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한 늙은 여우 (밀림의 왕이 되고싶었을게다.)

12.입만 살아있는 마을 대표 – 허세 까치.(본인 말 한마디면 하늘이 갈라지고, 자재가 하늘에서 떨어질 줄안다.)

13. 한국말로 "아우씨~"를 이에 달고 다니며 냉랭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슬쩍 웃음으로 풀어버리는

장난꾸러기 멸치.

14.이런 사람들만 있었으면 발주처에 대한 내 평가는 달라졌으리라 - 영리한 수달과 선량한 코뿔소

이 자리를 빌려, 내 글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사막에서, 진짜 동물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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