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애써도 닿을 수 없는 곳이 있는 것일까?

그네들과 나는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없음을 깨달았다.

by 갬성장인

“좋은 아침입니다.”

사무실을 들어서며, 밝은 미소를 뛰며 인사를 건네는 김영기과장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참, 트레이닝복 챙겨왔죠?“

“어, 트레이닝복요, 왜요?”

김과장이 잠시 머뭇거리며, 되묻는다.

“오늘 저녁에 단합행사 있는데, 깜빡한 거예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있습니다. 허허”

“깜짝 놀랐네요, 허허”

“어제 퇴근할 때 두 번이나 말씀하셨습니다. 허허허”

서로 마주 보며 한참을 웃었다.


오늘은 단합행사가 있어, 얼마 전 지급받은 트레이닝복 착용 공지가 있었다.

우리 현장만 참석한다면 잠깐의 타박으로 끝나겠지만 전자 구미현장이 함께한다.

전자 구미현장은 이곳으로 오기 전 한 달여간 근무했던 곳이다.

솔직히 이번 단합행사는 참석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해보고 싶었다.

더불어 자꾸 부딪히며, 틈을 만들어보자는 강과장과 김과장의 이야기도

움츠려있던 나를 일어서게 하였다.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어있었다.

“우리 슬슬 준비하죠?”

“예, 이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약속장소인 풋살장까지는 차로 5분 정도 걸렸다.

워낙 가까운 곳이라 금세 도착하였다.

도착하니 이현소장, 박지현과장 등이 도착해 있었고,

5분 정도 후 구미 전자현장 구성원들 또한 속속 도착했다.


“우리가 몇몇 빠져서 인원이 안 맞네, 어떡하지?”

구미 전자 현장소장이다.

이야기를 듣고 살펴보니 몇몇이 보이지 않았다.

“김차장이 그쪽으로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현장에 있기도 했고”

“그래, 그게 좋겠네!”

내 의견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단합행사 내내 나는 전자로, Display로 옮겨 다녔다.

혹은 누군가 일이 있다 하여 빠지거나, 늦게 도착하면 빠지기도 하며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듯하였다.


행사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위하여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 앞에서 잠시 기다리던 중

김동현과장, 김대성과장이 말을 건넨다.

“차장님, 저희도 행사할 때마다 이리저리 다녔습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행사 내내 표정이 좋지 못했던지 어설픈 위로를 건넨다.


물론 인원이 맞지 않아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 있다.

내가 기분이 상한 이유는 이리저리 옮겨 다녀서가 아니다.

그네들에게 나는 함부로 해도 되는, 의견 따위는 묻지 않아도 되는 이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입사 이후 그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애쓰며 지내왔다.

그 노력의 시간들이 이제 1년 여가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노력의 시간이 그네들에게는 무의미함을 넘어서

함부로 해도 되는 이가 되어있었다.

이제 이 악연의 고리를 나 스스로가 끊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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