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소식통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가 전한 정보는?

그는 믿을만한 소식통이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못했다.

by 갬성장인

강현과장은 우리와 달리 사업팀 소속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근무하지만 본사 안전보건팀 소속으로 현장 파견 근무 중이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소속이 본사여서인지 회사 내 동향이나 이러저러한 소식(소문)에 빨랐다.

그런 강과장을 우리는 소식통이라 불렀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드는 어느 날이었다.

“차장님, 일찍 나오셨네요?”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는 강과장이다.

“예, 오늘 공정 배관 연결이 있어서 아침 일찍 나왔습니다.”

“뭐, 생산 일정이 중요하니 어쩔 수 없다 생각이 들지만

항상 이른 시간 아니면 늦은 시간이니 배려가 너무 없는 건 아닌가 싶어요.“


공정 배관 연결은 생산 일정을 피해 진행하다 보니 항상 이른 시간이거나,

늦은 시간이었다.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여서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강과장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공정 배관 연결 현장으로 향했다.

공정 배관 연결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시계를 보니 08시 30분이었다.

06시 30분에 연결 작업이 시작되었으니 2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생산팀과 협의된 시간은 06시 30분에서 09시 30분이어서 1시간 정도 비었다.


“시간이 1시간 정도 비네요?

우리 아침이나 할까요?“

강과장에게 물었다.

연결 작업을 마치고 생산팀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예상시간과 1시간여의 차이가 있어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던 터였고,

아침 일찍 현장 확인을 위하여 함께 나와 준 강과장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생각했다.


“예, 근처 콩나물국밥이 기가 막힌 집이 하나 있는데 그리로 가실까요?”

“저는 좋아요,

콩나물국밥 좋아하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하니 기대됩니다.“

콩나물국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강과장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이나 내일쯤 인사명령이 있을 예정인데 승진자 발표도 함께 있다고 합니다.”

“그래요, 혹 그 승진자에?”

“저는 아직입니다.

OOO과 OOO이 승진예정이라 합니다.“

“아, 그렇군요.”

“그리고, 조만간 인사위원회가 함께 열린다고 합니다.”

“왜요?”

“OOO이 회식 중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해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콩나물국밥이 나왔고, 잠시 이야기는 끊겼다.

각자 국밥 한 그릇씩을 뚝딱 비우고 헤어졌다.

강과장은 중량물 인양이 있는 곳으로, 나는 공정 배관 연결 현장으로 헤어졌다.


바쁜 일과로 강과장의 말을 잠시 잊고 있었다.

“차장님, 승진자 발표 났습니다.”

김영기과장이었다.

“OOO과 OOO이 승진했나요?”

“아니요,

그분들은 아직 일 텐데요, 누가 승진한다고 했습니까?“

“아니요, 잘못 알았나 보네요. “

“강과장님이 OOO과 OOO이 승진한다 하셨죠?

과장님이 소식통이긴 한데 주변에 잘못된 정보원들이 많이 계셔서

자주 틀리십니다. 하하하“

“아, 그래요. 허허허”


김과장의 말대로 강과장은 새로운 소식을 알려주는 소식통이었으나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셋 중 하나 혹은 둘은 틀리는 믿을만한 소식통은 아니었다.

오늘 소식은 둘 다 틀리기를 바랐었는데

회식 중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켰다던 OOO의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한 달 후쯤이었을까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고되었다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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