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얻게 된 동갑내기 친구
길고 길었던 하루를 마치며, 사무실을 나섰다.
내일이 휴일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런저런 생각으로 불편한 하루를 보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시간이 나를 배려해 주는 친절함은 없었다, 아니 친절함을 바라면 안 되는 것이겠지
무거운 마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서니 익숙한 얼굴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현장 안전관리를 맡고 있는 강현과장이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회의실로 향했다.
“지난주 사고로 6 공장의 안전관리 전반을 확인하라는 소장님 지시가 있어서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불편하다니요,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언제까지?“
“금주 금요일까지 5일간 살펴보고 차주 화요일까지 보고하라 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섰다.
당연한 수순이라 이야기하였지만 마음 한편은 바위를 얹어놓은 듯 무거웠다.
6 공장 내 이곳저곳을 함께 살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며, 무거운 분위기가 조금씩 가벼워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을 함께 살피다
그중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꾸준히 앞으로 나가고 계신 것 같은데 고민 있으세요?”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으니 알 수 없는 고민이 끊이지 않네요.”
“마흔이요? 차장님 실례지만 올해 몇이세요?”
“저요, 79년생입니다.”
“와, 정말요? 저도 79년생입니다.”
나와 강과장은 동갑내기 친구였다.
우리에게 나이가 같다란 공통분모가 생겨 그러했는지,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서였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날 이후 친구처럼 지냈다.
현장을 살피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사내 카페테리아에 들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그중 이현소장과 박지현과장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이야기,
관계 설정이 원활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영기과장의 이야기.
그 둘의 눈치를 보며, 어긋나지 않으려 애쓰는 김동현과장, 김대성과장의 이야기
흐릿하기만 했던 그 무엇인가가 또렷해지는 듯했다.
우연한 기회에 강현이라는 친구를 얻었고, 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일’, ‘성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한 명, 한 명이기에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강현이라는 친구가 생겨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친구가 전해주는 이야기가
안타깝게도 항상 정확한 것만은 아니었지만 허허
그럼에도 나는 어려운 시기에 작은 등불이 되어줄 친구를 얻었다.
그 시기에 나에게 작은 도움도 간절했고,
우연하게 얻은 강현이라는 친구가 나의 어려움을 덜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