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도심 일기

비 내리리는 도심 속 거리를 한가로이 바라보며

by 갬성장인

월요일 아침 거리가 참으로 분주하다.

아침 일찍 비가 내리다 보니 출근 길이 더욱 분주해진 듯하다.

나 역시 아침 일찍 만나야 할 이들이 있어 서두른다.

'아, 차로 2시간 정도 걸릴 듯한데, 비가 내리고, 출근시간이 맞닿아있으니 조금 일찍 나가야겠구나

대략 3시간 전쯤 출발하면 늦지 않겠지'

지금까지 지내던 아파트의 계약이 만료되어 이사 가기로 한 곳의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한 날이다.

일찍 출발한 덕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계약서 작성이야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한 곳을 둘러보고, 주변 카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아침 일찍 서둘렀더니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나른한 오후를 이겨내려면 '당충전'이 필요할 듯해서 후훗


지난 몇 년을 지내던 곳이라 근처 풍경이 좋은 카페로 자리를 옮겨 간단한 디저트와 커피를 주문했다.

향긋한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향이 나를 감싸 안는 듯하다.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비가 와서 인지, 평일 오후 시간이라 그런 것인지, 창가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있다.

이곳은 남한강가에 있어 주변 풍경이 좋은 곳으로 창가 자리가 비어있을 때를 보기 어려웠는데

특히 비가 내리는 날이면, 흩뿌리듯 피어오른 물안개, 흐르는 강물, 내리는 빗줄기에 촉촉이 젖어있는

수풀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허허, 일찍 일어나 이 먼 곳까지 온 보람이 있구먼'

뭐, 이사 가려고 계약서를 작성하러 왔지만 아무렴 어떠랴


비가 내리는 강가의 풍경은 말해 무엇할까

하지만, 오늘은 생뚱맞게 도심 속 거리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도로 위 지나가는 차들, 우산을 쓰고 종종걸음 치는 이들이 있는,

'비 내리는 도심의 풍경이야, 그곳이 그곳일 텐데 참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침 일찍부터 내린 비로 도로는 촉촉이 젖어있고, 봄을 알리듯 활짝 피어있던 꽃들은 빗방울을 잔뜩 머금은 꽃잎을 떨어뜨리며, 어지럽게 나풀거린다.

한가로이 지나는 차들은 마치 차창밖의 내리는 비를 감상이나 하듯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지나가고,

드문드문 우산을 쓰고 지나는 이들은 내리는 비가 못마땅한지 종종걸음 치며 서두른다.


비 내리는 도심의 모습은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인 듯하다.

봄은 화사하며, 생기발랄한 이의 마른 목을 축여주려 하는 듯하고,

여름은 타오르는 듯한 열정으로 쉼 없이 도전하는 이에게 잠시 쉬어가라 하는 듯하며,

가을은 격정적인 하루하루를 보내온 이의 땀방울을 씻어주려는 듯하며,

겨울은 삶의 뒤안길에 서있는 이의 걸음걸음을 새하얀 눈이 되어 가려주려는 듯하다.


'비를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이 각기 다르듯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생각도 각기 다름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라는 별스러운 생각을 해보며

창밖의 비 오는 도심 속 거리를 한가로이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홀짝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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