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내는 이의 아쉬움
떠나는 자의 발걸음은 가벼울까, 아님 아쉬울까?
전환 배치를 받아 이곳으로 오게 된 지 4개월 여가 지났다.
인사발령으로 인한 전환배치는 흔히 있는 일이고,
언젠가는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떠나올 때의 아쉬움이란 그리 크지 않았다.
아마 떠나보내는 이의 아쉬움도 그리 크지 않았을 듯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 근무지에 있던 이들과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시로 소식을 전하고 있으니 후후후'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경우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이직하거나 그만두게 된 이들이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어려운 일을 함께 이겨내며, 함께 땀 흘렸던 이들이 자리를 옮기게 되는 때는 더욱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며칠 전 이곳으로 오며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이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자리를 옮기게 된, 이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도움을 주었던 이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하니 아쉬움이 크다.
남은 시간이 대략 일주일 정도라 한다.
아마, 가려고 하는 곳에서 서둘러 와 줄 것을 부탁한 듯하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9년 차이다.
떠나보낸 이가 수없이 많았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떠나보내는 이의 아쉬움만큼 떠나는 이의 아쉬움도 클까?
갑작스레 궁금해졌다.
나 또한 지금의 직장이 첫 번째 직장은 아니다.
작은 곳에서 조금 더 큰 곳으로 옮기며, 지금에 이르렀다.
나 역시도 몇 차례 떠나왔고, 셀 수 없이 떠나보냈다.
갑작스레 든 이런 궁금증이 참 뜬금없다.
나의 경우 어땠을까?
어떤 곳은 떠나는 발걸음이 너무나 가벼웠다.
엄청난 업무량, 갈팡질팡하는 의사결정, 구성원들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툼 등 짐을 정리하여 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하늘을 나는 듯 가벼운 곳이 있었고
업무량은 많아도 서로 배려하는 마음, 누군가 힘들어하면 자신의 일인량 발 벗고 나서서 함께 헤쳐나가던 이들과 함께 하던 곳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떠나게 되었지만 그 발걸음은 천근만근 같았다.
며칠 남지 않은 그는 어떤 마음일지 궁금하다.
떠나보내는 이로서 떠나는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살아가며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할 수 없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지금처럼 지혜롭고, 슬기롭게 이겨내는 이가 되기를 항상 응원하겠다는 말뿐일 듯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떠나보내야 할지, 나 역시 몇 번이나 떠나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떠나보내는 이, 떠나는 이 모두 아쉬음이 남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쉬움의 크기와 향하는 곳이 서로 다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