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제인가? 네가 문제인가?
일하고 있는 것인지, 휴가인지 알쏭달쏭, 긴가민가
이번주 수요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휴가다.
우리 회사는 근무년수 주기별로 휴가를 부여하고 있고, 부여된 휴가는 1년 이내에 다녀와야 한다.
그리하여, 약 7일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총 14일의 휴가가 부여되고, 두 번에 나누어 사용할 수 있기에
지난달 7일의 휴가를 다녀왔고, 이번 7일의 휴가를 보내면 부여된 14일의 휴가는 모두 다녀온 것이다.'
모든 직장인들이 그리하겠지만 예상할 수 있는, 진행되고 있는 사항을 간추려 인수인계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지난 휴가에 비하여 유달리 업무 관련 연락이 많다.
'딱히, 지난 휴가도 그리 편하게 보내지는 못했다. 사내 경연에 참석하는 선배로부터 밤낮으로 시달렸으니 말이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해야죠?"
"인수인계 내용 중 이 부분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아, 찾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휴가 중이신데 죄송합니다. 이 부분을 잘 모르겠어서 연락드렸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휴가 다녀와서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아, 죄송합니다."
"OO이 5월 OO일인데 맞나요?,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되나요?"
"아, 제가 다음 주 목요일이면 출근하는데 출근해서 준비하겠습니다."
"아, 휴가 중이시죠, 죄송합니다."
이 쯤되면 내가 문제인지? 네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휴가 중 전화 몇 번 온 것 가지고 왜 그렇게 예민할까?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일로 연락이 왔다면 당연하다 생각하고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없을까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인수인계 시 포함되어 있거나 굳이 지금 처리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다.
요즘 들어 어수선하여 그리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여간 짜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 어떤 이들은 휴가 중이어도 전화 연락 정도는 괜찮지 않냐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간단한 답이 가능한 내용이라면 물론 대수롭지 않다. 하지만, 인수인계서를 살피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처리해 버려 문제가 생긴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전화가 과연 달가울까?
어떻게 해야 하냐라는 연락은 해결해줬으면 한다는 연락이 아닐까?'
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휴가 중인 이에게 연락을 할 때는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그가 맡고 있는 업무 내용은 맞는지 먼저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휴가 중인 이에게 연락을 할 때는 휴가 전 함께 확인한 내용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휴가 중인 이에게 연락을 할 때는 최소한 인수인계서 한번 정도는 더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최소한 E-mail 등으로 휴가 일정과 인수자와 관련 안내사항을 미리 안내드렸다면, 한 번쯤 확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신의 휴가가 중요하듯이 다른 이의 휴가도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항상 일이 먼저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당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마라! 더불어 사는 우리네 삶 속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