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성공적인 피난대피훈련
피난대피훈련의 성공적인 마무리, 그리고 나에게 준 내 삶의 첫 선물
by
갬성장인
Sep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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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대피훈련 당일이 되었다.
최초, 최선, 최고의 피난대피훈련,
창립 90주년의 언저리를 지나 백 년을 바라보는 회사라지만, 이런 대규모 피난대피훈련은 처음이라 했다.
사내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고, 심지어 촬영팀도 훈련 영상을 담기 위하여 현장을
찾았다.
훈련 당일 피난 인원 906명,
전날 호운과 나는 밤을 새워 현장을 돌아보고, 다시 돌아보기를 수십 번,
담당자들과 주요 역할을 맡은
이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중요한 부분들을 수십 번 되뇌었었다.
서서히 시작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와 호운, 여름, 시헌이 한자리에 모였다.
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여름과 시헌도 늦지 않게 와주었다.
시작 10분 전 '피난대피훈련 시작 10분 전'임을 알리고 헌철에게 준비 사항을 최종 보고한 후 방재실로
향했다.
호운, 여름, 시헌의 각자의 역할과 자신의 자리에 위치하였음을 다시 확인하고, 담당자들과 주요 역할을 맡은 이들의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확인했다.
모든 준비는 순조로웠지만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촬영팀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906명 적지 않은 인원이 촬영팀을 기다린다.
훗날 들은 이야기였지만 호운과 여름은 애간장을 끓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촬영팀과 스케줄
조율부터, 모든 것을 상의하며, 준비하였기에
1분, 1초 늦어질 때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이 아니었겠는가!
때마침 촬영팀이 도착했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헌철에게 보고하였다.
"그래 정우야, 대형 물류센터의 피난대피훈련 멋지게 마무리해 보자.
시작하자!"
헌철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렀고 방재실과 최초 발견자에게 신호를 주는 것으로 피난대피훈련이 시작되었다.
최초
발견자가 가상의 화재를 목격하고 발신기를 누른 지 정확히 15분여 만에 대피를 마쳤다
.
각
집결지
별 인원
확인이 이어졌고, 이어 이상 없음을 알리는 보고들이 연이었다.
"총 906명 총원 이상 없음,
전원 대피 완료하였음을 보고 드립니다."
운영 소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 내 귓전을 울렸다.
피난대피훈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많은 인원이 대피하며, 넘어지거나 부딪히지는 않을지, 자신의 집결지를 찾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대피하여 애를 태우는 인원은 없을지
그간 수십, 수백 번을 점검하고도 확신하지 못했었는데,
'총원 이상 없음'이라는 운영 소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갑작스레 기운이 빠져버렸다.
방재실로 헌철이 도착했고, 그 사이 각 집결지에 산개하여 있던 인원들이 최종집결지로 모여들었다.
최종집결지에서 인원파악은 다시 이루어졌고, 각 집결지
별 확인 후였기에 최종집결지의 집결인원 역시 이상 없었다.
헌철의 훈련
개요와 목적 그리고 감사 인사와 함께 성공적인 피난대피훈련의 종료선언이 이어졌다.
정말 그렇게 고대하던 피난대피훈련이 끝났다.
호운과 여름은 아쉬움을 이야기했지만,
최초 계획자였던 나의 오랜 부재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의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주었고,
나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제 무거운 짐을 벗은 듯하며, 나를 돌아보려고 함을 헌철에게 털어놓았다.
헌철은 이미 나에게서 몇 번의 징후를 접하였으나, 기다렸다
했다.
"피난대피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려 고군분투하는 너를 주저앉히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마무리되었으니 어떻게 할지 의논해 보자." 헌철이 말을 마치고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많이 고민했었던 문제를 꺼내놓아야 할 때인 듯하다.
"말씀하신 대로 이제 마무리되었으니 좀 쉬었으면 합니다.
병가로 3개월 정도
쉬며 치료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헌철과의 이야기는 서둘러 마무리되었다.
아니 서둘러 마무리 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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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05
5. 조금씩 숨 쉴 수 있는 '틈'이 생겨났다.
06
6. 신은 항상 관대한 존재만은 아니었다. 나에게만큼은
07
7. 성공적인 피난대피훈련
08
8. 내 삶의 첫 번째 선물 같은 쉼을 기다리다.
09
9. 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쉼표이기를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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