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조금씩 숨 쉴 수 있는 '틈'이 생겨났다.

모두가 곁에 있었고, 도와주고 있음을 나 홀로 알지 못했다.

by 갬성장인

어려운 시기에 한줄기 빛과 같은 호운이 있었다면 내 주위에서 항상 나를 걱정하고, 지켜보며,

어쩌면 내가 손을 내어주기를 기다리던 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항상 내 주위에서 응원하며, 도움주려 했던 이는 바로 여름이었다.

왜? 여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호운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을 여름에게 먼저 상의했어야 했다.

그녀는 어느 해 여름 새롭게 시작했던 나의 첫걸음을 지금까지 지켜보며, 도움을 주었다.

앗! 정작 내 곁에서 항상 걱정해주고 있던 이를 이렇게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여름에게 호운의 합류를 알리며, 미처 상의하지 못했음을 사과했다.

그녀는 아무런 말없이 웃기만 했다.

훗날 그녀의 이야기로는 세상의 걱정이란 걱정은 다 짊어지고 있는 듯 보이는 이가 말을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기를 여러 번이기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저 여름님! 이번 피난대피훈련 아무래도 제가 화재조사 때문에 준비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머뭇거리는 나를, 그녀는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웃으며, 그녀가 내게

"저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해 볼게요. 급한 일부터 해결해야죠. 괜찮아요." 이야기했다.

'아, 이게 아닌데, 모르겠다.'

"피난대피훈련 제가 준비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여름님께 상의도 않고 호운이에게 도와달라 했어요."

이야기를 했다기보다는 질러버렸다는 표현이 당시 상황과 더욱 맞을 듯하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녀는 까르르 웃는다.

"잘하셨어요, 무슨 큰 일 있는지 알고 걱정했잖아요.

왜, 저는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요?"

다행이다. 진작 이야기할걸 그랬다.


호운이 피난대피훈련을 도와주기 위해 곧 도착했다.

호운과 여름은 여러 번 호흡을 맞추어 봤던 이들처럼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힘든 부분을 헤쳐 나가며, 풀어 가고 있었다.

나에게도 조금씩 숨 쉴 ''이 생겼다.

이제 피난대피훈련은 전적으로 두 사람에게 맡기고 화재조사대응과 후속 대책 수립에 전념할 수 있었다.

당시 모두가 곁에 있었고, 주위에 머물며 내가 손을 내어주기를 기다리고, 아니 손을 잡으라며 손을 뻗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만, 나 홀로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지도

도움을 청하였을 때 선뜻 응해주었던 호운이 그러했고,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이야기했을 때 웃으며

"항상 빠르고 현실적인 결정을 하시잖아요,

최근에 하신 결정 중 가장 잘하신 결정 같아요.

저는 정우님 항상 응원해요"라 이야기해 준 여름이 그러했다.

그래, 호운과 여름은 이미 나에게 손을 뻗으며 손을 잡으라 이야기하고 있었는지도, 나만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제, 아무런 문제없을 거야, 다 해결 됐잖아, 이제 잘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들며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