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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찾아온 변화

첫 번째 변화, 견고함

by 가을해 Feb 24. 2025

앞서 말했듯, 우리의 가장 큰 걱정은 아버지의 반대였다. 이미 데려온 시점에서 아버지가 다시 돌려보내라는 말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서로 어색하면 어떡하지'라는 작은 걱정이 있었다.


역시나 아버지는 강아지 입양에 관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소 건조하게 말씀하셨지만, 강아지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뜻밖이었는데.. 나는 SNS에서 보였던 강아지 입양 후 아버지의 변화를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될 줄 몰랐다. 물론 처음엔 가을이를 '개'라고 부르긴 하셨지만 말이다.


그러나 가을이는 그의 투박한 손길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버지만 보면 벌러덩 눕기 일쑤였고, 이 일이 반복되자 아버지는 더이상 나를 찾지 않게 됐다. 출근을 하실 때에도, 퇴근을 하실 때에도 가을이만 찾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버지께서는 그 아이를 가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편 우리 어머니는 나에게 마음껏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하셨다. 이 말에 나도 십분 공감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찾아온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존재로부터 찾아온 기쁨뿐만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가족 간의 사이를 돈독하게 했다. 가을이가 우리에게 오기 전, 우리 가족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떨어져 살았다. 오빠와 나는 방문을 꾹 닫고 있었고 어머니는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TV를, 아버지는 안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계시곤 했다. 하지만 가을이로 인해 우리는 서로의 퇴근 시간을 궁금해 했고, 가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실에 나와있는 날들이 많아졌다.


어느 날 선물처럼 다가온 이 아이, 가을이 덕분에 우리 가족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쓰다듬어달라 요구하는 가을이쓰다듬어달라 요구하는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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