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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우리 할아버지의 건강 비결 9가지

by 박가을





우리 외할아버지는 올해 89세다.
아직도 현역에서 일하고 계실 만큼 건강하시다.

할아버지의 건강 비결은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실천해온 바른 생활 습관에 있다.

장이 약해서 20대부터 어쩔 수 없이
식단 관리를 하셨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쁜 음식은
드시지 않는 편이다.

다음은 할아버지가 평생 이어온 건강 습관들이다.

1. 야식하지 않기.
늘 우리에게 강조하시는 부분이다.
“너도 밤에 자면서 쉬듯이
몸속 장기들도 쉬어주어야 해”라고 말하신다.

2. 소식하기.
절대 배부를 때까지 드시지 않는다.
하루 3끼를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양만 드신다.

나도 많은 건강 관리법 중 ‘소식’했을 때
제일 효과가 좋았다.
적당한 공복감을 느낄 때 장수 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을 책에서 읽은 적 있다.

3.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밤 10시에서 새벽 2시는 수면의 골든 타임이다.
이때 건강과 치유 관련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4. 맵고 짠 음식 피하기.
할아버지는 싱겁게 드시는 편이다.
국물을 안 좋아하신다.

5. 걷기 운동하기.
매일 출퇴근 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의도적으로 많이 걸으려고 노력하신다.

6. 바른 자세 유지하기.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감탄스러운 점 중 하나는
허리와 등이 젊은 사람보다 더
곧게 펴져 있다는 점이다.

7.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이미 일어나 버린 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신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별거 아냐, 뭐 어때”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다.

8. 유산균 챙겨 먹기.
할아버지는 장 건강을 위해
50년째 매일 요구르트를 드신다.

장이 안 좋았을 때 온갖 방법을 다 시도했는데
유산균 먹었을 때 제일 효과가 좋았다고 하신다.

9. 글쓰기.
할아버지는 지금도 업무적 글쓰기를 매일 하신다.
그러다 보니 계속 머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프고 난 뒤 생활 방식이
완전히 뒤바뀔 정도로 나쁜 습관을 싹 다 버렸다.

나에게 맞는 좋은 습관들만 선별해서
9년 동안 매일 지켰다.

건강한 습관들을 실천할수록 몸 건강뿐 아니라
정신과 마음 상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었다.

다음은 책<병 안 걸리고 사는 법> 마지막 장에
나온 내용이다.

“우주의 크기로 보면 우리 인간은 바이러스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미미한 존재다.
우주의 시간으로 생각하면 우리 인간의 일생은
눈 깜짝하는 순간보다 더 짧다.
그러나 이 정도로 짧고 허무한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최선을 다해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맛있으면 그만, 즐거우면 그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찰나적인 삶의 방식으로 귀중하고
짧은 생애를 단축하는 것은
정말로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짧은 인생을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보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으로 자신의 뜻을 펼치며
인생을 사는 것이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나를 부르셨다.
나는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았다.
손때가 많이 묻어있고,
여러 가지 종이가 사이사이에
마구 껴있는 낡은 노트 한 권을
할아버지는 꺼내셨다.

한 장씩 천천히 넘기시다가
어느 페이지에서 멈추셨다.
할아버지가 직접 쓰신 시가 적혀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였다.

할아버지는 원래 문학적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나에게 말하신다.
곧 90살을 앞둔 나이임에도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할 만큼,
신체적인 건강함은 기본이고
내적인 건강함과 정신적 풍요로움까지
오래 누리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대단하고 멋져보였다.

내가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목적은
이왕이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다.

나도 할머니가 될 때까지 지금처럼
매일 읽고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건강을 잃으면 나를 제한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몸이 아파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건강과 체력의 한계 때문에
인생의 아름다운 기회들을
허무하게 놓쳐버린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운도 건강해야 찾아온다.
항상 내 몸을 잘 보살피고 아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일도 이룰 수 있고,
자기 능력과 재능도 오래 발휘하면서 살 수 있다.

정신력도 신체의 건강 없이는 견디지 못한다.
건강과 체력이 튼튼하지 못해서 피로감을
쉽게 느끼다 보면
무얼 하든 금방 지치고 인내심도 무너진다.
또 마음의 동요와 근심도 더 쉽게 일어난다.

예쁜 컵을 선물 받았다.
사용하다가 컵의 손잡이가 깨졌다.
아끼는 컵이라 그 손잡이를 다시 접착제로 붙여보려고 했다.

하지만 잘 붙지 않았다.
붙더라도 튼튼하지 못했다.
손잡이 없이 쓰려다가 끊어진 부분이
거칠다 보니 부담스러웠다.

한 번 깨지면 다시 예전처럼 100%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인생에 참 많다.
그중 하나가 건강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내 곁에 있을 때
소중히 여겨야 한다.

건강은 항상 내 편이 아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건강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건강을 지켜야 할 때 지키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내 몸이 내 인생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건강이 깨지면 인생도 깨진다.

그러니 건강해도 방심하지 말고
늘 건강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비가 오는 전에 우산을 미리 준비하듯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평소에
관리해 두어야 한다.

무엇이든지 건강할 때 행복할 때 평온할 때
별일 없을 때 할 수 있을 때
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졌을 때 해야 수월하다.


똑같은 그릇에 무엇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진다.

평생 쌓은 습관의 결과가 결국 나 자신의 모습을
완성한다.
내가 어떤 습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습관에 따라 나의 미래가 결정된다.

‘나’라는 사람의 그릇에는 건강하고
좋은 것들만 담고 싶다.

인생이라는 직물은 시간이라는 씨실과
건강이라는 날실을 교차하면서 만들어진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건강은
언젠가 사라질 유한한 조건임을 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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