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만 후퇴했다고 느낄 때

by 박가을





7년.

평범하고 당연했던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앞만 보고 달려도 부족한데

내 삶은 갑자기 멈춰버렸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은

인생에서 바쁘고 중요한 시기다.


이때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내 인생은 후퇴했다고 느꼈다.


친구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얻었다.

결혼도 했다.

엄마인 친구들도 많다.


건강 회복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하루 2시간 이상 앉아 있지도 못할 만큼

체력이 약했다.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누워서 책 보기’였다.


한창 젊을 때 인생이 멈췄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괴롭고 억울했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로 서서히 변해가는

나를 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지금 내 삶에

멈춤이 와서 다행이다’라고.


그동안 잘못 흘러가던 삶의 방향이

더 나은 쪽으로 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나는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른 채

남들을 따라 앞만 보면서 달려갔다.


내가 누구인지,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겉은 멀쩡했지만 속은 늘 우울했다.


7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7년이라는 시간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가도록

단단하게 다져준 시기였음을.


이때만큼 ‘진짜 나’를 마주하고

‘나다운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었다.


나무는 처음 몇 년간

눈에 띄게 크지 않는다.


곧바로 줄기를 뻗는 대신

먼저 뿌리가 깊고 단단해지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어떤 폭풍이 와도 견디기 위한 힘을

땅속에서 기르는 시간이다.


그렇게 뿌리가 자리 잡은 뒤에야

나무는 하늘을 향해 자란다.


뿌리를 키운 시간 덕에

세찬 바람과 폭우에도 굳건하다.


우종영 작가님은

책<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생에서 정말 좋은 일들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기꺼이 감수해야 더 높이, 더 크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멈춤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몇 년전부터 건강과 체력을

다시 예전처럼 회복했고,

현재는 지난 일을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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