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어떻게 칭하는 것이 좋을까?
※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영국의 왕자 조지는 심한 말더듬증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연설과 마이크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부인 엘리자베스가 그의 증세를 낫게 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게 했지만, 진전은 없다. 엘리자베스가 마지막으로 찾은 치료사 로그는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말더듬증을 치료한다. 조지는 그의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다가 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이후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 한편, 조지는 아버지의 사망과 형의 왕위 포기로 왕위에 오르게 된다. 조금씩 호전되던 조지의 증세는 로그의 과감한 치료를 통해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아진다. 조지는 왕이 되자마자 전쟁을 선포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그는 로그의 도움을 받아 첫 전시 연설을 거의 더듬대지 않고 완수한다. 이후 조지 6세는 모든 전시 방송을 로그와 함께한다.
2. 파고들기
조지는 라이오넬 로그와의 첫 만남에서 자신이 로그를 '박사'라 칭하고, 로그가 자신을 '전하'라 칭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로그가 가족만 쓰는 호칭인 '버티'로 자신을 부르겠다고 하자, 불쾌한 내색과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 버티는 로그를 박사라고 불렀지만, 사실 로그는 박사 학위가 없었다. 자격이 없는 로그는 독자적인 치료 방식을 통해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해낸다. 첫 전시 연설을 마칠 즈음에는 서로를 자연스럽게 이름으로 부른다.
영화는 반복적으로 조지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 있음을 알려 준다. 심지어 조지 6세는 영국과 독일의 전전 시기에 왕위에 오른다. 그는 연설을 연습하다가 엘리자베스의 다정한 위로 속에 '나는 왕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흐느껴 울었다. 로그는 조지가 왕위에 부담을 느끼며 자신감이 낮아진 상태에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는 일부러 왕실을 모욕하는 행동을 하여 조지가 스스로 '나는 말을 할 줄 아는 왕이다.'라고 말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계기로 왕으로서의 자기 신뢰를 회복한 조지는 말을 거의 더듬지 않게 된다.
3. 질문
조지의 말더듬증은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 로그는 왕족으로서의 조지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버티를 치료 대상으로 삼는다. 호칭도 가족들만 쓰는 애칭을 선택한다. 공적인 상황보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더 본래 자신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조지는 말하는 기술을 배운 다음 왕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한다. 둘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이었다. 엘리자베스의 일관된 다정함과 로그의 의도된 무엄함은 그가 자신을 인정하는 것을 도왔다. 자신감을 회복하자 심인성 말더듬증은 자연스럽게 낫는다. 이 치료의 시작은 호칭 정리였다. 호칭에 따라 관계가 달라지고, 문제의 해결 방향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타인을 어떻게 불러야 좋을까? 모든 관계에서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있는 호칭이 최선의 것인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