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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비 300만 원 준비하기 1

정도영의 생애설계

노후 생활비 300만 원 준비하기 1          


최근 발간한 네 번째 책, [창업비용 2만원, 1인기업으로 살아남기]에도 나오지만 나의 청년기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직업에 도전하고 좌절하며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싸워야 했다. 그러니 노후에 대한 문제는 생각도 못 할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시간이 흘렀다. 내 나이도 이제 50을 넘어섰고, 세월은 은근슬쩍 내게 “너도 노후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고 윽박지른다.  다행히 그동안 나는 일에서 안착을 했다. 큰돈을 번 것은 아닐지라도 일에서 어느 정도의 계산이 서는 상황이고, 노후라는 것을 생각할 여력이 생겼다.     


노후준비는 보통 재무적인 부분과 비재무적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재무적인 부분에 초점이 꽂혀 있는데 실은 꽤 위험한 발상이다. 비재무적 부분이 잘못되었을 때 빚좋은 개살구처럼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까보면 형편없이 왜곡된 삶을 사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     

그에 비해 나는 주로 일에 꽂힌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재무적인 부분을 오히려 소홀히 하며 산 셈이다. 미래를 대비할 여력이 없었다는 얘기로 봐도 좋겠다. 다행히도 가족이나 주변 인간관계, 그리고 일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 지금 내가 신경을 쓰는 것은 건강과 재무적인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소홀히 해온 부분이기 때문이다.


건강은 여전히 잘 모르고 고민도 많은 영역이다. 내게는 꾸준한 숙제 같고 여전히 오답을 잘 내는 편이다. 다만, 재무는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 방향성 정도는 어느 정도 잡은 것 같고 그래서 2~3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남보다 꽤 늦은 셈이지만 내게는 큰 변화다.     


노후의 재무적인 부분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자산관점과 소득관점이다. 


흔히들 이렇게 묻는다. “노후에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이건 사실 애매한 질문이다. 

질문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노후에 생활비로 얼마나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이다. 이건 소득관점의 입장이다. 나는 자산관점의 접근은 오해를 사기 좋고, 불필요한 무력감만 양산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2020년 3월 12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538명을 대상으로 ‘노후 준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은 노후 준비 자금으로 평균 7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우리가 정년 60세 시점에 7억 원 정도의 자산을 준비할 수 있을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년 4월 22일  ‘2020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내용을 보면 50대 직장인이 보유한 자산은 평균 6억6078만 원이라고 한다.(개인적으로 이 지표도 의문스럽다. 대상이 평균수준의 사람들인지는 의문이다. 공식적으로는 2019년 12월 전국 50대 직장인 196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참고로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국민대차대조표' 통계를 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평균 순 자산은 가구당 4억 6268만 원 수준이라 한다)

이때 부동산 비중이 70%를 넘는데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자산으로 4억7609만 원을, 그리고  금융자산으로 예적금(6780만 원), 개인연금을 포함한 사적연금(5139만 원) 등을 더해 총 1억6794만 원을 가지고 있었. 부채가 6987만 원 정도였으니 이래저래 정리하면 약 6억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그러고 보면 7억 원 정도라는 희망이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되면 지금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은 노후준비를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되어버린다. 

그동안 어떤 이유로 자산형성을 못한 사람에게 갑자기 이만한 자산을 준비하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이 기준이면 열심히 방황했던 나 역시 평균이 안 된다)     

다행히도 요즘은 대부분 노후재무준비를 소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같다. ‘노후에 얼마가 필요하고 그럴 때 나는 얼마 정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관점인 셈이다.

이때 가장 흔히 나오는 희망적인 숫자가 250~300만원 정도인 것 같다. 


2019년 가계금융복지 조사를 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적정생활비는 

부부 기준으로 월 290만 원 정도다. 


노후를 느긋하고 평화롭게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허락된 영역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현실적으로 만나면 250~300만원 정도를 이야기하는 분들을 가장 많이 본다.

개인들이 얼마나 알뜰하게 잘 살아내느냐의 문제는 있지만 이 정도 선이 평균적인 대한민국 은퇴준비자의 인식인 셈이니 나도 한번 맞춰보기로 했다. 그래서 잡은 목표액이 60세 이후 월 300만 원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노후 생활비 300만 원 준비하기’는 이런 상황에 맞춰 어떻게 노후 월 300만 원의 수입을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보려 한다. 개인적인 준비와 다른 분들의 준비도 엿보며, 또 생애설계에서 다뤄지는 돈 관련 이야기도 조금 나눠보고자 한다. 당연히 여러분의 지혜를 댓글로 나눠주실 분의 참여도 기다려 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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