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생활비 300만원
먼저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혹여 오해가 있으실까 하여 미리 얘기하지만 나는 재무 전문가가 아니다. 직업 쪽을 다루는 전문가이고, 한편으로 생애설계의 측면에서 이를 다루는 사람이라 잠깐 언급하지만, 그것보다는 보통의 노후를 준비하는 한 사람의 글로 편하게 봐주시면 좋겠다.
노후 생활비를 준비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는 것 같다. 첫 번째가 ‘자산관점’인데, 흔히 “노후를 대비하려면 자산이 10~20억은 있어야 합니다” 같은 주장이 그것이다.
대부분 초창기 금융권에서 흘러나온 얘기 같은데...이 주장대로라면 우리에게 희망은 별로 없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지만 이게 기준이라면 ‘나와 내 주변 대다수의 사람들은 손 잡고 한강을 가야 할 판’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
얼마를 모아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가 필요하니 그때 어느 정도의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득관점’이 그것이다.
즉, 우리가 65세 쯤에 월 300만 원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춰 65세 무렵 월 300만 원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면 된다는 건데...최근에는 이쪽으로 초점이 많이 맞춰지는 것 같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그럼, 이야기는 명쾌해진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해당 시기의 지출수준을 예측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그 정도 소득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일단, 내 경우는 뭉뚱그려서 필요비용을 월 300만 원(부부합산)으로 잡았다. 세부적인 대강의 내역은 약 250만 원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여유자금을 두고 싶은 심리 때문에 조금 더 잡은 셈이다.
2019년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부부의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291만 원이라고 하니 개인 의견이라도 아주 근거 없는 수치는 아닌 셈이다.(실제로 강의 중 물어보면 가장 흔히 나오는 액수 중의 하나가 월 300만 원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관점을 보자. 65세 쯤에 우리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흔히 생애설계에서는 3가지 차원에서 이를 다룬다.
바로 연금소득과 투자소득, 그리고 노동소득이다.
첫 번째, 연금소득이야 이제 조금이라도 노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준비는 생각보다 단단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2019년 1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인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92만 6천 원, 2019년 2월 기준으로 특례노령연금과 이혼 분할연금을 제외한 전체 평균은 약 52만 원이라고 한다. 이 중에도 10명 중 6명의 수령액이 월 40만 원이 안 되니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은 수치인 셈이다.
두 번째는 투자소득인데...올해 자신의 투자실력에 자신감을 얻은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사실 주변에 주식투자를 하는 분들이 꽤 있지만, 거의 손해를 봤다는 분을 못 봤다.(정말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런 호시절이 계속될 리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손해 보지 않는 행복한 주식시장’이란 건 만화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일정 시점의 운과 실력을 구분하는 지혜는 꼭 필요할 것 같다.
각설하고, 적정한 선에서의 투자소득이 받쳐 준다면 당연히 노후소득이 풍부해 질 것은 당연하다. 다만, 누군가에겐 이게 소득원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사람들에겐 손실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세 번째가 노동소득이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사람들이 굉장히 간과하는 부분이 이쪽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중요한 영역인데, 준비하는 입장에선 심각하게 고려되는 것 같지 않아 아쉽다. 할 얘기는 많지만 추후 포스팅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자, 결국 노후의 소득원은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면(예를 들면, 부모님의 유산 같은), 대부분 이 세 가지에 의존해 기초적인 방향을 물색해야 한다. 개별적인 내용들은 다음 포스팅을 통해 올려보도록 하고, 여유가 되신다면 미리 한 번쯤 자신의 노후 소득원들을 점검해 보시면 좋겠다. 그래야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판단이 서실 테니 말이다.
P.S) 도움이 될 만한 좋은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더 많은 고수님들의 소중한 의견 댓글로 남겨주시길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