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이면
[한 주물공이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의 앞에 놓인 주물통과 금속액체를 다루며 숱한 상상 속에서 하루 일을 하곤 했다. 위험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긴 하루를 버텨낼 방법이었다고 한다.
문득 ‘이대로 삶이 끝나도 좋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더 늦기 전에 ‘글을 쓰자’는 마음으로 이어졌고 자신만의 상상을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어? 댓글이 달렸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잖아?’ 자신의 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음을 꾸준한 글쓰기의 결과였을까? 어느 날, 자신의 글을 책으로 내겠다는 사람을 만났고, 그의 삶에 극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이 이야기는 주물공 출신 작가 김동식 님의 이야기를 롤모델로 한다. 그는 실제로 이렇게 글을 쓰게 됐고, 화제의 단편작가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된다.
지금 내 집 책상에는 그의 책 ‘회색인간’이 있다. 아직 초반만 읽었지만 ‘이런 상상을 하는 독특한 사람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미국 진로상담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인 존 크럼볼츠는 성공한 커리어의 80%는 예기치 않았던 우연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혀냈다. 실제로 직업현장을 살펴보면 직업의 선택이나 이동과정에 우연적 요소는 정말 다양하게 존재한다.
누구에게나 우연은 기회 혹은 위험이 되지만,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결정적 힘은 무엇일까? 이 사례에서 보면 ‘변화를 위한 의미 있는 작은 실행’이 아닐까 싶다.
만약 그가 힘든 자신의 일상에 갇혀 그냥 머리 속의 공상만으로 그쳤다면, ‘인터넷에 가볍게’라도 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그에게 의미 있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가만히 보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을지도 모를 상상을 한다. 그러나 정작 삶이 바뀌는 이들이 적은 이유는 ‘작은 실행’에 인색한 사람들이 많아서다.
그런 면에서 나도 스스로를 한번 비추어보게 된다. 나는 어떤 실행을 하며 일상을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