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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며 리듬을 잃지 않는 법

직업의 이면

집에서 일하며 리듬을 잃지 않는 법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그들의 모습은 천양지차의 다양성을 보이는 것 같다.

여전히 직장에 매여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휴가인지 일인지 분명치 않게 보내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 자영업자들도 집에서 일을 하거나 쉬는 경우가 많아져 이제 집에서의 생활이 중요한 삶의 이슈가 된 것 같다.

자, 그런데 문제는?  이게 참 리듬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최근처럼 집에서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나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산다. 특히나 컨디션이 좋을 때나 일이 많을 때는 그래도 일상이 잘 지켜지는데, 컨디션이 나쁘거나 일이 적을 때는 수시로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분명하게도 우리 시대에는 집이 ‘일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개인에게도, 혹은 조직에게도 손실이 될 것이다.

그럼,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 어찌 보면 별것 아니지만, 나름 고민해가며 활용해보고 정리해본 생각들을 공유해 본다.     


1. 시간의 분리

가장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시간의 분리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집에서 일반적인 일들을 해야 하는 경우는 스스로 혹은 회사가 정한 업무시간의 가이드를 준수해 시간적 분리를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이건 코로나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시간적 기준을 설정해 두지 않으면 집안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온갖 유혹이나 의무(편안해 보이는 침대나 소파, 혹은 소파 앞에 위치한 TV, 또는 마음만 먹으면 옆길로 샐 수 있는 인터넷 환경, 때로는 집안일까지)에 휘둘리게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예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을 지켜보면 어떨까.

시간은 때때로 나를 구속하기도 하지만 그이상으로 삶의 포인트가 되어준다


2. 공간의 분리

두 번째는 공간의 분리다. 가능하다면(집 구조 등 개인차가 있으리라) 쉬는 공간과 내 업무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감스럽게도 가장의 경우, 꽤 넉넉한 집안 환경이 아니면 별도로 자기만의 거실을 가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아이가 둘이 있는 나는 어느새 서재 겸 휴식공간으로 쓰던 방 하나를 양도(?)하고 거실의 그나마 넓은 식탁에서 주로 일을 한다. 물론 그러다 간혹 일반 카페나 스터디카페를 쓰기도 하지만 이것도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고민이 된다.

재택근무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다른 곳을 활용하기 힘드니 집에서 버텨야 하는데 공간의 문제가 의외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일정한 업무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해두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내가 주로 앉아 일하는 테이블 공간만이라도 일하는 느낌이 날 수 있도록 관리를 해두는 것이 좋다.(솔직히 이 부분은 나도 할 말이 많지 않다. 내 책상은 수시로 가족의 물건으로 난장판이 된다...ㅜㅜ)     


누구나 자기만의 아지트가 필요하다. 설사 집 안이라도...


3. 가족에게 협조 구하기

당연하게도 결국은 가족의 협조가 필요하다. 일할 때는 최대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라면 그나마 스스로만 다잡으면 되지만 가족들이 많을수록 집에서 일을 하는 데는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들이 방학으로 내내 집에만 머무르는 경우나, 정상 수업일에도 집에 함께 있는 경우가 많으면 더욱 그렇다. 거기다 자녀들이 조금만 어려도 수시로 집에 있는 부모에게 다양한 요구가 날아온다. ‘먹을 걸 달라’는 요구가 가장 포인트겠지만 어쨌든 이런 요구들을

부모의 입장에서는 마구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말이 통하는(?) 연령대라면 이런 부분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정식으로 구하는 것이 좋다.     



4. 리추얼의 활용

Ritual은 흔히 (종교적) 제례 의식이나 절차 등을 의미한다. 2013년 화제가 됐던 ‘리추얼(Ritual)’이란 책을 출간했던 메이슨 커리는 이 책에서 리추얼을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고 정의한다. 이건 일종의 자기 암시를 위한 의식을 활용하자는 의견으로 보면 좋겠다.

다행히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시에 온라인으로라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봐야 하니 최소한 옷을 갖춰 입을 것이다. 그것만 해도 하나의 의식이 될 듯해 나 역시 일어나면 옷을 갖춰 입고 일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예 부인에게 “출근할게”라고 얘기한 후 일을 시작하고, 반대로 “퇴근했어”라고 얘기하며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혹은 업무 시작 전 음악을 틀어서 주의를 환기하거나, 일이 끝나고 운동을 한 후 일상에 복귀하는 등도 한 방법이겠다. 무엇이든 스스로를 환기시킬 수 있으면 된다. 시간의 구분이란 관점에 덧붙여 활용하면 더 좋겠다.     


위의 방법들은 함께 하는 동료나 조직과의 내용은 생략된, 오직 집에서 나를 컨트롤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어떤 것은 잘 되고, 어떤 것은 헤매지만, 이 방법들을 쓴 이후 내 일상은 그래도 조금 리듬을 찾았으니 일상이 쉽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활용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 추가적인 댓글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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