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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사무직 퇴직자는 어디로
가는가?

중장년퇴직자의 진로

중장년 사무직 퇴직자는 어디로 가는가?     



중장년 퇴직자, 혹은 정년예비자는 내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들이다. 아무래도 전직지원과 생애설계 영역의 주요 대상이 그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들을 만날 때도 기존 경력에 따라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나 나를 포함해 직업 관련 현장에서 취업지원을 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쩌면 사무직 중장년 퇴직자에게 있다고 해도 과한 말은 아닐 것이다.


사무직 퇴직자 재취업프로그램 개발 작업에도 참여해 봤지만 사실 사무직의 직업적 대안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 일단 통계적 접근도 어려운 것이 주요 경력 퇴직 이후 정확한 패턴이라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실상 사무직은 주요 경력에서 이탈한 이후 온갖 영역으로 진입한다. 외국계 임원에서 단순업무로 빠지는 경우조차도 본 적이 있다. 주목할 만한 패턴이 없다는 것은 어떤 방향으로든 각자의 준비 정도에 따라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각자의 준비 정도에 따라’란 말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얼마나 진지하게 자신의 경력과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기술직이나 현장직의 경우에도 유사하겠지만 이쪽은 이렇든 저렇든 해당 유관분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해도 그동안 해온 일과의 연관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다. 그러나 사무직은 완전히 다르다.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입해야 할 경우도 많은데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면 진입부터 성장의 과정까지가 험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직의 흐름을 보자면 나는 크게 3가지 방향의 패턴을 주목하는 편이다.

첫 번째는 여전히 주요한 흐름인 기존 경력과 관련된 분야로의 움직임이다. 아마도 거래처나 협력업체로의 이직 등이 대표적인 현상일 것이다. 혹은 기존 경력을 활용한 연장선을 찾는 경우까지 포함할 터인데 여기서는 글이 길어질 수 있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자.     


두 번째는 기술을 배우거나 다른 이의 도움에 기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경력전환을 하는 케이스다. 이때는 자격증이나 교육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흔하게는 사무직이 기술/현장직으로 바뀌는 흐름이 종종 나타난다. 다만 이 경우는 주의가 좀 필요하다. 평생 해온 분야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저항이 강하고, 적응에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이도 저도 쉽지 않아 결국 창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것이다. 다만, 최근 창업은 예전과 다르게 상당한 다양성을 품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경우는 기존에 생각하는 창업과 너무나 다른 형태이고, 또 일반적 창업이라 하더라도 최근의 기술적 발전과 맞물리면서 예전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기도 한다.     

경력관리, 그 당연해 보이는 과정이 직장인에겐 참 어렵고 생소하다


중장년 사무직은 고민이 많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은 부족하다. 

재직 중에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고, 퇴직 후에는 불안감에 쫓겨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삶에 다가온 변화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은 가끔 종합예술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삶은 어쩌면 변화라는 파도 위를 떠다니는 작은 배와 같다. 


배 안에 있는 이가 그런 파도의 변화를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는 전혀 다른 얘기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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