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이면
“쓸만한 취업 컨설턴트 좀 구해주세요”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가끔씩 회사로부터 받는 전화다. 이럴 때 내 반응은 대체로 한결같다. “찾아보고 있으면 연락드릴 테니 그쪽에서도 계속 알아보세요.”
이런 과정을 거칠 때마다 절절히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건, 역시나 ‘사람이 없다’란 현장의 볼멘 소리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란 거다.
최근에도 경력 1~2년에 연봉 3천 정도를 받는 포지션에 대한 추천요구가 있었다.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낮은 연봉이라 하기도 애매하다.
여하튼 사람을 못 구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도 뒤지고, 몇 군데 주변 지인에게도 물어봤지만 안되더라. 신기하지 않은가? 일자리가 그렇게 부족하다는데....
분명한 건 이게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이다. 솔직히 이 일을 하다 보니 ‘일을 좀 할 것 같은’ 사람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적어도 민간에선 쓸만한 자원에 대해 굶주려 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쯤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경력이 1~2년은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데려다 놓고, 일을 맡기기에 현장은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 경력의 시간 동안 ‘일을 잘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일에 대한 평판’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 정도면 적어도 이 업계에서 일을 얻지 못해 방황할 가능성은 없다. 더 나은 조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고민은 있을지 몰라도, 당장 일을 못 얻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는 얘기다.
솔직하게 말해, 그런 자원이 있다면 구인공고가 없어도 연락해 볼 곳들은 꽤 있다.
문제는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자원이 드물다는 것이다. 처음 경력을 쌓는 동안 어려움을 견디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입증해줘야 하는데....
사실 그런 이들은 ‘놀고 있는’ 이들이 거의 없다. 어디서나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현상에는 시대적 변화도 한몫 했을지 모른다. 이제 예전처럼 자신을 일에 갈아 넣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일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 중에도 일을 잘 할 자질이 엿보이는 친구들은 여전히 인기가 좋다.
반면에 아무리 얼굴을 많이 본 사람이라도 ‘일을 잘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추천이나 소개는 어렵다.
좋은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이런 이유들로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러니 늘 자격증 보유자가 넘쳐나도 기업은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흐름은 직업상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여담이지만, 젊고 유능한 자원들을 좀 만나고 싶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임을 한번 추진해봤다.
뭐,,,상세한 의도는 말하지 않았지만, 실무를 하는 이들의 얼굴도 보고, 서로 정보교류도 하며, 때로 그 인연을 통해 업체에 소개도 해주고 싶었는데...그런데...아무도 함께 모여보자는 호응을 하지 않아서 ‘없던 일’이 됐다. 요즘은 신입들끼리 잘 만나지도 않는가 보다.
“일 잘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 없을까요?”로 업체의 요구가 바뀌었는데도....여전히 추천할 만한 이가 없다. 나도 정말 보고 싶다. 일 잘 하는 젊은 친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