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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들이 인내심이 없어
자꾸 회사를 떠난다구요??

직업의 이면

젊은 직원들이 인내심이 없어 자꾸 회사를 떠난다구요?     


얼마 전 인터넷에서 ‘20대 청년층은 아르바이트로 고용하지 말자’는 어느 자영업자의 하소연이 담긴 글을 보았다. 그분의 개인적인 경험이 부풀려진 부분도 있겠으나 요즘 시대의 한 단면이기도 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젊은 세대 직장인들의 인내심’은 꽤 의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누군가가 직장을(그것이 아르바이트건, 일반 직장이건) 자꾸 그만두는 이유가 단지 ‘인내심’의 

문제로만 치부되는 것은 옳은 것일까?     


모든 문제에는 각각의 참여주체가 가지는 ‘상황’이나 ‘감정’이란 것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직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중장년 세대다. 젊은이들의 눈으로 보면 꼰대스러운 연령인 셈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그런 젊은이들과 상담도 해봤고, 내게도 몇몇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녀가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약간은 중립적(?) 입장에서 좀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중장년 직장상사건, 자영업자건 그들의 입장에선 분명히 ‘요즘 청년들 일 시키기가 너무 힘들다’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다.

통계청 자료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은 11.5개월을 졸업 후 취업준비 기간으로 쓰며(학력별로 다르다. 고졸은 17.6개월, 대졸 이상은 8.3개월), 그렇게 들어간 첫 직장에서 19.2개월 정도를 근무하다 이직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거의 1년을 구직활동에 소비했는데, 정작 1년 반을 간신히 넘기도 퇴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통계가 단순히 ‘인내심 부족’으로 나온 것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300만 원이란 월급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누군가에겐 많고, 누군가에겐 적은 금액일 텐데, 내가 아는 한 대졸 정도의 청년층 눈높이에선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다.

그런데 청년층(15~29세)의 81.3%는 월 300만 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다. 
심지어 200만 원 미만도 46.1%다. 

                                         (2024년5월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어쩌면 인내심을 얘기하지만 다른 이유들로 인해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선택적 아르바이트도 있겠지만, 어쨌든 젊은 인생을 걸고 꾸준히 일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조건이다.      

그뿐일까? 급여가 낮으면 흔하게 따라오는 환경의 문제도 발생한다. 

급여가 낮은 일자리가 환경이 좋을 리 없다. 작은 업체의 경우, 경영이나 인적 자원의 관리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기본적 인간관계 감각으로만 직원들을 대하게 되는데, 어떤 경우는 참 터무니없는 상황을 보게 된다. 

일을 잘하는 직원조차 사장의 립서비스 한번을 못 듣는 경우도 허다하다. 돈이 안 되면 인간적 배려나 교류라도 있어야 그나마 좀 더 다닐 수 있을 텐데 그런 사장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 자녀만 봐도, 그들의 속내나 표현방식, 행동거지가 예전 우리들의 기준과 많이 다름에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건 또 그들이 자라 온 삶의 방식인 것이다. 결국 그 속에서 조율하고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 경영자의 역량이 아니겠는가.     


일터에는 사장도 있고, 직원도 있다. 나이 든 사람도 필요하고, 젊은이들도 필요하다.

어느 하나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한쪽을 몰아가기 시작하면, ‘나는 잘못 없는데 주변이 전부 문제다’라는 

황당한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생각이 문제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안되는지는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청년의 인내심 없는 이직이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패턴이라면 한 번쯤 인내심이 필요한 반대편의 모습을 살펴보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고민부터 해보자. 그게 성의 있는 문제해결의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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