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떼돈을 벌거나
완벽한 직업을 찾거나_1

직업의 이면

떼돈을 벌거나 완벽한 직업을 찾거나(1)     


1. 나는 직업과 관련한 방황을 꽤 많이 했다.

지금이야 늘 일과 가정생활이라는 두 가지 축을 습관처럼 오가며 살고 있지만, 젊은 날의 나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삶을 살았다.

그 방황의 주된 원인은 ‘도무지 재미없는 일’이었다.

첫 직장을 3년 정도 다닌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방황은 거의 12~13년 정도를 헤매는 시기로 나를 내몰았다.     


우리는 각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 간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2. 당시의 나는 돌이켜보면 꽤 허황된 생각들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무의식적 압박과 조금만 해보면 자꾸 재미없거나 전망이 없어보이는 직업들을 보며 ‘어딘가에는 내게 딱 맞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첫 번째 생각은 누구나 그럴 수 있겠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돈을 벌 수단으로
‘최대한 짧고 빠른 어떤 계기’를 찾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게 있을까?

뭐,, 사람 사는 세상이니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대체로 대다수의 인간은 상식적인 선을 따라 살게 된다. 즉 열심히 일하면 약간의 돈을 모으게 되고, 그 돈을 조금씩 잘 운영하면, 약간씩 불려 나가게 되는 수순 말이다. 그러면 돈을 많이 벌거나 모으지는 못해도 적당한 삶의 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 

적당한 삶의 수준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으셔서 예를 들면, 주말에 먹고 싶은 식당(미슐랭 고급 식당말고...^^;;)에 가서 음식을 사 먹거나, 가까운 지인과 부담없이 만나 술 한잔 하는 정도가 내겐 적당한 수준이다.

‘그게 뭐냐?’고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돈을 벌어서 제일 좋은 때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편하게 먹고 싶은 것을 사 먹거나, 하루쯤 간단히 짧은 여행이라도 부담없이 떠나는 순간이다. 좋은 차도, 비싼 명품도 별 관심 대상이 아니고 골프도 쳐 본 적이 없다. 아...해외여행은 가끔 많이 땡기지만...   

그런데 내가 당시에 간과한 것이 있었다. 돈은 일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정작 나는 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돈만 꿈꾸었던 것 같다. 당시에 나를 가장 괴롭힌 것 중의 하나는 주변 친구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돈을 모을 때 나는 본의 아닌(?) 다양한 경험만 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자꾸 뒤처지는 기분은 당연한 덤이었다.     


두 번째 잘못된 생각은 ‘어딘가에는 내 삶을 딱 맞게 채워 줄 모자이크 한 조각’
같은 직업이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어쩌면 그런 게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개의 경우 젊은 날에 그런 직업을 만나는 것은 조상님들의 가호나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우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건, 어떤 비슷한 가능성을 가진 일을 만나 적응하다가 그 일을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다. 딱 맞는 일은 우연하게도 나를 찾아와 딱 맞는 이상적인 삶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동화 같은 기대만 했다. 그러니 방황의 시간이 길어진 것이지...

웃기는 것은 결국 내가 선택한 직업이 이미 한번 경험했던 일 중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나는 직업상담사를 따고 노동부 8급 대우 무기계약직으로 들어갔지만 오래지 않아 그 자리를 떠났고 한참의 방황 후에야 다시 민간직업상담 분야로 돌아왔다. 그때도 확신은 없었다. 그저 있었다면 ‘아마도 이 일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의 모호한 마음만 있었던 것 같다. (중략_내용이 길어 오후에 뒷편을 올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