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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이유로 현재 직업을 선택했나요?

직업의 이면

당신은 어떤 이유로 현재 직업을 선택했나요?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크게 보면 4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기준요인들을 좀 알아보지요.     


첫 번째는, 역시 우리가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여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이며 훌륭한 출발점이겠지요. 그렇지만 이상은 이상이고 현실은 현실, 이 선택에는 아주 커다란 장애물이 하나 있습니다. 생각밖으로 인간은 자신의 적성에 대해 이해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지요. 심리학자 매슬로우조차 ‘인간이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한 심리학적 성과’라는 비슷한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실제로 명쾌하게 “나는 이런저런 강점과 흥미가 있어서 그에 맞는 일을 선택하겠습니다”라는 이를 현실에서 만나는 건 그리 흔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교육적 현실도 한몫을 하겠지요. 요즘이야 심리검사 같은 것도 학교에서 많이 진행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그 결과를 보고서도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검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해석이 더 중요한데 늘 이 부분은 간과되는 듯해 아쉽습니다.     


두 번째는, 은근히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로 가계 내 직업군의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혹은 어머니가 의사라서, 교사라서, 또는 부모가 장사를 해서, 누이가 쇼핑몰을 해서 등등...가까이에 참고할 만한 샘플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감사한 일입니다만, 때로 오판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늘 그렇듯이 누군가가 그 일에 잘 적응하고 성공하는 것은 ‘그의 과정과 결과’인 것이지, 모든 이에게 일반화된 과정과 결과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가까운 곳에 있는 쓸만한 롤모델은 복받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때로 우리는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군에서 발생하는 이런 현상을 ‘금수저’라는 이름으로 폄하하기도 하지요.     


세 번째는, 아마도 수많은 청년층이 직업을 고르는 전제일 텐데요. 바로 ‘이미지와 조건’입니다. 그 일이 가지고 있는 대외적 이미지, 혹은 개인이 그 일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 거기에 더해 그 일이 주는 경제적 보상이나 조건 등은 분명히 직업을 선택하는 데 강력한 원인이 됩니다. 이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일에 대한 잘못된 환상(대개는 낭만적 환상)입니다. 마치 연애할 때 연인과 실제 결혼 후 연인이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지는 것처럼 막상 실체를 보게 되면 가끔 멘붕에 빠질 수 있는데 이것은 일에서도 동일합니다.     


그럼 마지막 네 번째는 무엇일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원인이 이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바로 ‘우연이 만든 타이밍’입니다. 하필 일을 해야 할 때, 어떤 일이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지요. 뭐 이때라고 적성이나 이미지, 조건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계산 없이 그냥 일은 해야겠고 타이밍 적절하게 이게 눈에 띄어 어찌어찌 들어가는 케이스...여러분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때로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직업적 인생을 보여주는 단면이 되기도 합니직


일 때문에 오랜 시간 방황해야 했던 제 시작은 네 번째였습니다. 그리고 그 방황은 세 번째의 오판들로 더 길어졌지요. 뒤늦게, 그리고 운이 좋게도 저는 제 적성이라는 부분을 조금은 인식할 수 있었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됐습니다. 


첫 번째 선택 이외의 것이 무조건 틀렸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선택에는 대개 조금쯤 적성에 대한 고려가 무의식중에라도 뒷받침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아직도 수많은 직업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충분히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립니다. 현실과 무지 혹은 오해라는 상황 속에 이런 선택들은 지금도 행해지고 있지요.     


한번 돌아봐도 좋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출발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생각들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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