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을수록 멈춘다

산에서 차를 마신날

by 가가루

오늘 만난 여자애는 나와 같은 찻잔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산에 가서 차를 마시는 영상을 짧게 찍어 올린다.

영상에서 고요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손님으로 약속을 잡고 함께 산에서 만나 차를 마시기로 했다.


우리 <산 **에서 만나자 > 약속을 잡았다.

함께 출발해서 함께 도착하기보다

각자가 그 장소로 홀로 출발하고 산속에서 만난다.

낭만적인 약속 같았다.


좋아하는 순간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건 너무 좋다.


상상했던 장면과 많이 비슷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헤어질 때 조금 아쉬웠다.

더 오래 함께 있고 싶기도 했다.

이 좋음을 연장하고 싶었다.


예전의 나라면 먼저 그렇게 제안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그 여자애가 먼저 제안했다. 내일부터는 손님으로써 아니고 페이도 받지 않고 그냥 친구처럼 함께 차를 마시자고 했다. 산의 다른 구간에 자신이 발견한 또 다른 좋은 곳이 있다고 했다.


그녀도 같은 마음을 느끼는 거 같아 기뻤지만,


그러나 나는 이미 내일 이 도시에서는 떠나려고 결정했다. 그러나 실은 이번 여행은 구체적인 일정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어서 이 도시에 며칠 더 머무르는 것도 가능했다. 그 여자의 제안에 마음이 더욱 흔들렸지만 나는 그냥 고맙게 웃었다. 래일 다시 출발한다고 알려줬다.


좋았을수록 멈춰야 한다.

이 만남을 좋은 기억으로 이 자리에 두기 위해서.


통한다고 느끼는 사람을 만난 게 너무 반가워서 오버하고 더 가까워지고 싶어 다가갔다가 오히려 더 멀어졌던 경험,

거리감 조절 실패, 그런 반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좋아도 멈춤을 누르는 사람이 되었다.


좋아도, 싫어도 똑같이 멈추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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