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과 식물 생각
햇볕이 잘 비추는 거실 소파에 반쯤 누워 있었다.
아주 낮게 틀어 둔, 가사 없는 음악을 배경으로
한강 작가님의 식물에 관한 신간을 읽고 있었다.
정원일기를 읽다가 잠이 왔다.
작가님이 식물들을 귀여워해 주는구나 생각하면서
내 식물 두 개를 번갈아 떠올렸다.
식물을 살 때 사장 아주머니가
열흘 동안은 우리 집에 적응하게 두고 물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
그 열흘이 다 됐다.
흙을 만져 보고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라고도했는데
아까 만져보니 아직 촉촉함이 남아 있었다.
물을 너무 자주 줘도 죽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오늘 식물에게 물을 줘야 할까,
아니면 주지 않는 게 맞을까.
식물을 살리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배고프다며 나를 깨웠다.
아이는 자기 배가 소리친다고 했다.
그 표현이 웃겼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려고 일어났다.
아마 반 시간쯤 잔 것 같다.
짧았지만 잘 잤다는 기분이 들었다.
짧은 꿈도 꿨다.
한강 작가님의 식물 정원에 다녀왔다.
잠들기 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정원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꿈에서 그곳으로 갔다.
미스김라일락, 선녀벌레, 겨울빛.
식물들만이라도 잘 키우고 싶다.
침샘.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녔다.
그 와중에 에이스 한 조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끼어 있었다. (소파 옆에 놓인 내 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