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날개는 펴질거야

꿈을 위한 응원가 1 : <해에게서 소년에게>

by 가하

꿈을 가진 사람이 신을 믿지 않는다면, 마음속에 노래 한 두 곡 정도는 품어야 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거나 위로해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노래만큼 강력한 위로는 없을 것이다. 용기와 희망을 주는 노랫말과 멜로디,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언제든지 소환되어 나의 심장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스러운 마음이 꿈을 이루려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질 때, 불안하고 외로운 영혼이 어둠 속에서 움츠러들려고 할 때, 마음속에 품은 노래는 언제고 우리를 꿈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여기에 두 가지 버전의 '응원가'가 있다. 그것도 나를 천하무적 강철 로봇으로 만들어주는 노래들이다.

첫 번째 노래는 바로 1997년에 발표된 밴드 '넥스트'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이다. 이 노래는 국산 로봇 만화영화 '라젠카'의 OST로, 만화영화에 비해 OST가 더 유명하고 완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웅장한 사운드와 강렬한 어조, 그리고 만화 시리즈에 어울릴 만한 희망적인 메시지는 정말로 수많은 소녀, 소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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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노래의 제목은 육당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똑같다. 하지만 신체시에서 '해'는 한자로 바다(海)를 일컫고, 넥스트의 노래에선 말 그대로 '해(태양)'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노래는 전체적으로 '해'가 '소년'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보면 이 노랫말의 화자는 '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화자는 엄밀히 말해서 '소년'이다. 노래의 맨 처음, 우리는 소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멜로디 내게 속삭이지]


=> 이 부분에서 화자는 ''(소년)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 구절은 [이제 그만 일어나 어른이 될 시간이야 자신을 시험해 봐 길을 떠나야 해]인데, 앞서 이야기한 태양 저편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의 내용이자, 그것을 들은 소년이 혼자서 그 말을 곱씹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두 소절을 소년과 태양의 대화 구조로 파악할 수도 있겠지만, 음악적 요소를 고려했을 때는 소년의 독백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나머지 부분이 웅장한 사운드와 강렬한 보컬로 채워져 있는 것과 달리 앞 두 소절은 잔잔한 사운드와 여린 보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세 번째 소절부터는 사운드와 보컬이 강렬해지는데, 이 부분은 '해'가 소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간접 인용하고 있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아니면 소년이 해의 메시지를 내면화하여 혼자 주문처럼 외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경우로 해석하든지 이 노랫말의 화자는 분명히 '나', 소년이 된다.


또한 노래의 맨 마지막엔 (故) 신해철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이 깔리고 있는데, 그 부분은 '해'의 목소리를 직접 인용하고 있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 노랫말은 화자인 소년의 독백으로 시작하고, 소년이 해에게 전해 들은 메시지를 대뇌고 있는 상황이며, 마지막엔 해가 직접 나타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주인공이 누구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누가 말하고 있는가'의 문제인 '화자'(혹은 서술자)와 달리, '누가 주인공인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이야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게 보면 이 노랫말의 주인공은 '해'이며, 해가 소년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내용이 곧 주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의 의미와 해가 전하는 메시지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이 노랫말의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된다.


우선, '해'는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소년에게 전수해 주고 있으므로, '선지자, 혹은 스승'이라고 봐야 하며, 해가 전하는 메시지는 '자신의 꿈을 위해 뒤돌아 보지 말고 돌진하라'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메시지를 일상인들이 서로 주고받기는 쉽지 않다. 인생의 멘토, 정신적 스승을 지닌 사람은 많지 않고, 내가 그런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봤자 지나친 낙관주의자, 허무맹랑한 몽상가 취급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서 정말로 꿈을 이뤄낸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신뢰감과 무게감을 준다. 말과 행동의 일치, 그리고 메시지와 삶의 일치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없다. 적어도 신해철은 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사람이자, 꿈을 이뤄낸 사람이니, 그의 노랫말은 '진짜'라고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그러니, '꿈을 이루라,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메시지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과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멜로디 내게 속삭이지
이제 그만 일어나 어른이 될 시간이야 너 자신을 시험해 봐 길을 떠나야 해

"네가 흘릴 눈물이 마법의 주문이 되어 너의 여린 마음을 자라나게 할 거야
남들이 뭐래도 네가 믿는 것들을 포기하려 하거나 움츠려 들지 마 힘이 들 땐

*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 앞만 보며 날아가야 해
너의 꿈을 비웃는 자는 애써 상대하지 마
변명하려 입을 열지 마 그저 웃어 버리는 거야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너의 날개는 펴질 거야

Now We are flying to the universe 마음이 이끄는 곳, 높은 곳으로 날아가

*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 앞만 보며 날아가야 해
너의 꿈을 비웃는 자는 애써 상대하지 마
변명하려 입을 열지 마 그저 웃어 버리는 거야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너의 날개는 펴질 거야

더 높이 더 멀리 너의 별을 찾아 날아라

소년아,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이 이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지.


*다음에 소개할 곡은 W&Whale의 <로켓펀치 제너레이션>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이틀만 버티면 또 주말이네요. 연휴 후유증 잘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당신만의 하루를 사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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