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mf Jan 16. 2020

반찬을 들었다 놨다


반찬을 집을 때만큼 우유부단할 때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분명히 작아 보였는데 집으면 부채처럼 촤르륵 아주 넓게 펼쳐지는 큰 배추들이 있다. 그럴 때면 이 배추를 집어야 하나 아니면 그 옆에 있는 작은 배추를 다시 집을까 그 짧은 순간 크게 갈등한다.



다시 다른 걸 집자니 같이 먹는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그대로 가져가 먹자니 부담되고.

결국 큰 맘을 먹고 밥그릇으로 가져가 그릇에 온갖 칠을 하며 찢어먹고 쪼개 먹는다.



쪼개 먹든 찢어먹든 내가 집은 배추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반찬 따위에 무슨 책임감을 느끼냐고?

아니다. 내 반찬부터 책임져야 내 인생도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젓가락질에 주저 없을 예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