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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May 13. 2020

‘블랙 미러 베타테스트’ 를 보고



어제 넷플릭스에서 <블랙 미러-베타테스트>를 봤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하게 되는 게임은 VR보다 한층 더 생생한 호러 게임으로, 주인공이 두려워하는 걸 바탕으로 게임이 구성된다.



배경은 빈 대저택이며 그곳에 머무는 동안 평소에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들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그로테스크하게. 평소에 무서워하던 거미와 학창 시절 무서워했던 친구가 합쳐져 친구의 머리를 갖고 있는 거대거미가 등장한다던지 뭐 이런 식이다.



혹은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던 상대방에 대한 의심, 사랑하는 엄마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유일하게 통신이 가능했던 서버와의 단절로 인한 공포 등의 만져지지 않는 두려움 역시 역시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거대 거미도 굉장히 끔찍하고 무서웠지만,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느꼈던 단절감과 결핍, 의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한 공포감이 훨씬 무서웠다. 거미는 나와 다른 생물이며 내가 없애버리면 그만이지만, 부정적인 감정들은 나로부터 생겨나는 것들로 눈에 보이지도 잡을 수도 없으며 없애도 언제든지 다시 자라난다.




바깥 세계에 있는 거대거미보다 거미가 품고 있다 토해내는 거미줄처럼 내 안에 생기는 두려움과 결핍의 뭉치가 훨씬 더 숨 막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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