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mf Feb 18. 2020

우리는 집어삼켜지는 중이다.


우리는 먹는다. 밥을 먹고 빵을 먹고 야채를 먹고 고기를 먹는다. 

우리는 마신다. 물을 마시고 주스를 마시고 우유를 마시고 술을 마신다.



좀 더 다큐멘터리적으로 관찰해보자.



우리는 우리가 버린 것들을 먹는다.


무심코 쓰고 버린 수많은 플라스틱, 비닐, 고무를 포함한 쓰레기 속에서 자란 밥과 빵과 야채를 먹고 있으며, 그 쓰레기를 아무것도 모른 체 삼켜버리는 각종 바다생물과 육지생물들을 또다시 먹는다. 



'음식을 집어삼킨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그동안 눈감아왔던 이 사실에 떠지지 않는 실눈을 비로소 떴을 때에는 차마 씹을 수 없기에 우리는 오늘도 음식을, 쓰레기를 맛있게 집어삼키고 있는 중이다.



아니, 우리가 집어삼켜지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성시경이 고대 다녔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