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먹는다. 밥을 먹고 빵을 먹고 야채를 먹고 고기를 먹는다.
우리는 마신다. 물을 마시고 주스를 마시고 우유를 마시고 술을 마신다.
좀 더 다큐멘터리적으로 관찰해보자.
우리는 우리가 버린 것들을 먹는다.
무심코 쓰고 버린 수많은 플라스틱, 비닐, 고무를 포함한 쓰레기 속에서 자란 밥과 빵과 야채를 먹고 있으며, 그 쓰레기를 아무것도 모른 체 삼켜버리는 각종 바다생물과 육지생물들을 또다시 먹는다.
'음식을 집어삼킨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그동안 눈감아왔던 이 사실에 떠지지 않는 실눈을 비로소 떴을 때에는 차마 씹을 수 없기에 우리는 오늘도 음식을, 쓰레기를 맛있게 집어삼키고 있는 중이다.
아니, 우리가 집어삼켜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