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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Jan 23. 2020

보편적인 것의 기준



어제 친구와 얘기를 하던 도중 나는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우리 과에는 남다른 패션,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을 포함해서 특이한 사람들이 많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그리고 어제 친구와 어떤 얘기 끝에

"우리 과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아 "

 라고 얘기했고 친구는 이에 어떤 점에서 특이한지, 네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물었고 나는 쉬이 대답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다시 생각해보니 주변 지인들에게 디자인과를 다닌다고 하면

 "오 정말? 멋있다. 남다른 사람들 많겠다. "

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나는 남들의 생각이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새삼 놀랐다. 그리고 또한 내가 그동안 보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나도 모르는 편견이 있지는 않았는지, 나의 생각이 들어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보편'의 사전적 의미는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음이라는 의미이며

'특이'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름을 의미한다.


 나는 그동안 내가 흔히 해오던

 "저 사람 특이하다."

라는 당연한 말을 당연하지 않은 듯이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두드러지게 다르며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는 사람은 있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특이한 사람' 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또한 보편적인 것의 기준 역시 다수의 비슷한 생각이나 취향, 선호도를 말하는 것으로 그것이 나의 생각이 될 필요도 없을뿐더러 더 나아가 흔히 많은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인 '정상'과 '비정상'의 척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의 기준이 진정으로 나의 생각을 거친 기준인지, 그 기준 자체가 혹여라도 편견이지는 않은지에 대해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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