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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May 31. 2021

돌고래에 대한 일반적인 사실

바닷속 생물들이 가진 반짝거리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던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나는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인어공주였고, 바다와 수영도 좋아했다. 수영을 할 때면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가벼움은 어떤 활동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물 위에 떠있을 때 느껴지는 찰랑거림의 촉감은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동시에 나를 무의 존재로 만든다. 하지만 사실 마냥 물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나는 물을 좋아하는 동시에 두려워한다. 얕은 물의 투명함과 반짝거림이 아닌 깊다 못해 까만 바닷속은 두려움을 자아낸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현실적으로 내가 접근하기 무서운 깊은 바다를 동경하는 마음이 있나 보다.  나는 종종 돌고래를 타고 깊은 바닷속을 여행하는 상상을 하고 꿈을 꾸기도 했다. 


며칠 전, 정말 문득 침대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는데, 그 잠긴 생각의 수면 위로 한 마리의 돌고래가 등장했다. 그래서 그냥, 정말 아무 이유 없이 검색창에 '돌고래'라고 쳤다. 그리고 나는 내가 몰랐던 돌고래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째, 돌고래는 평생 잠을 자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일까?


돌고래는 사람과 달리 의식적으로 호흡한다. 

때문에 양쪽 뇌 중에서 한쪽이 잘 때 다른 한쪽 뇌를 사용해 호흡해야 하며 일정한 시간마다 양쪽 뇌가 서로 번갈아서 한다고 한다. 즉, 다시 말해 돌고래는 평생 완전한 수면을 취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호흡하기에 의식적으로 호흡을 멈출 수도 있다고 한다.


둘째, 돌고래도 마약을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알다시피 돌고래는 지능이 높은 동물에 속한다. 따라서 환각을 유희한다.

이들은 복어를  공처럼 서로에게 토스하며 갖고 노는데, 이때 복어가 분비하는 소량의 신경독을 맞는다.

그리고 황홀경에 젖은 표정으로 배를 수면 위로 향하게 하며 느리게 유영한다. 이는 BBC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인간의 언어를 배울 수 있으며, 깊은 교감능력을 갖고 있는 돌고래들. 돌고래에 대해 찾아보면 모르고 있었던 의외의 사실들, 예상치 못했던 돌고래의 이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신기한 감각이 나를 감쌌다. 매끈매끈하고 반짝거리는 돌고래를 지극히 사실적인 정보들이 둘러싸는 순간, 그 눈부신 광택은 조금 바래졌다.


평소에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을 차츰 알아간다는 것도 이런 느낌 일까? 처음엔 호기심과 막연한 동경의 대상을 알게 되며 마주하는 새로운 사실들. 그 사실들 중에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실도 있을 테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내가 생각하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리고 아마 그 사실들을 마주하며 그 사람을 둘러싸던 신비한 빛이 차츰 흐려져가는 것을 나는 느끼겠지. 하지만 사실 그 빛은 내가 그 빛 안으로 들어가고, 빛의 반경이 넓어진 데서 오는 흐림일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의 빛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어둠을 마주한다. 그렇게 서로의 어둠과 빛을 공유하며 반짝거리는 동시에 까만 바다를 여행하겠지.


그렇게 저 멀리서 또 다른 반짝거리는 돌고래를 만나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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