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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이 Nov 04. 2023

아침 금식 후, 몸무게가 30년 전으로 회귀

체중계에 올랐다. 71.4kg이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지 10개월 남짓됐다. 2022년 12월 20일경부터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 오늘은 2023년 10월 30일이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지 10개월이 조금 넘었다. 10개월 만에 체중이 82kg에서 71.4kg이 됐다. 약 10kg가 줄었다.


처음에 아침 금식을 시작한 것은 살을 빼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다. 평소에 하루 세 끼니를 잘 챙겨 먹는 습관과 12월에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이어지면서 그 당시에 음식물이 목까지 차 있는듯한 갑갑함이 느껴졌다. 이런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 아침을 먹지 않기로 했다. 아침 금식으로 식사량을 조절하기로 했던 주요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째는, 식사를 시작하면, 밥과 반찬, 과일 등 후식까지 세트로 먹던 식습관으로 세 끼를 모두 먹으면서 음식을 적게 먹는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매년 1주일 정도 아침식사를 금식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배고픔보다는 오히려 약간 부족한 듯한 공복감이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아침금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통 저녁식사를 하고 그다음 날 점심식사를 할 때까지 물 외에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 물론 예외적인 날이 있다. 집에 손님이 왔거나 명절, 출장 등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함께 할 때는 아침식사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날 중심으로 유연한 아침 금식을 해 왔다. 10개월간 가장 큰 변화는 체중이 줄어든 것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다른 좋은 변화도 함께 왔다. 2년 마다하는 건강검진을 10월 초에 했다. 그 결과가 2주 정도 전에 나왔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여러 수치들이 더 좋은 정상 수치로 나왔다. 2년 전에서 담낭 관련 등 추가 검사 항목도 있었다. 이번에는 추가 검사항목이 한 개도 없었다.      


며칠 전에 작년에 함께 근무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한 분이 살이 많이 빠졌다며, 어디 아픈데 있냐고 물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간혹 살이 많이 빠졌다는 말을 하곤 한다. 며칠 전에 아내에게도 살이 많이 빠지긴 했는데, 얼굴은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매일 거울을 보는 나는 내 얼굴이 살이 빠졌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옷을 입을 때는 알 수 있다. 작년에 입던 옷들 중에 편안하게 입었던 옷은 허리가 헐렁거린다. 타이트하게 입었던 옷들은 아주 좋다. 이런 옷을 입을 때면 흡족한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당초에 음식물이 목까지 차 있는듯한 갑갑함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아침 금식이 내 몸무게를 30년 전으로 돌려놨다. 군대 제대할 때 몸무게가 72kg였다. 오늘 아침 체중계 위의 몸무게가 71.4kg이었다. 체중이 3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그 당시 젊음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몸이 가볍고, 옷 입을 때 핏이  좋아졌고, 덩달아 기분도 좋다. 더불어 건강검진 모든 항목도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기분 좋은 선순환이다.


처음 금식을 시작할 때는 알지 못했는데, 내가 하고 있는 것이 간헐적 단식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보통 19시 전에 저녁식사를 한다. 그리고 다음날 12시 정도에 점심식사를 한다. 그 시간 동안 물은 충분히 마신다. 16~17시간 정도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점심식사 하기 전 1~2시간 동안의 공복상태의 묘한 쾌감이 있다. 이 즐거움을 즐기면 아침 금식은 성공이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는 식사도 맘껏 먹는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사이 7~8시간 동안은 과일, 과자 등 간식도 실컷 먹는다.


누구나.... 30년 전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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