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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이 Nov 06. 2023

몸의 통증은 자연이 보내는 회복의 기회이다.

통증은 살아 있다는 증거, 통증은 몸의 회복 기회

몸의 불편을 모르고 생활한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왜냐하면 내 몸의 모든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일하다가 종이로 조금만 베어도 쓰리고 아프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 우리의 몸은 이렇게 예민하다. 숨 쉬고, 자고, 걷고, 일할 때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우주와 같이 복잡한 우리 몸이 질서 정연하게 기능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이 없는 것이다. 가끔은 가벼운 통증부터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의 심한 통증이 느껴질 때도 있다. 반면에 통증은 없고, 불편하지는 않지만 큰 병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되는 몸의 변화도 있다.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몸에서 다양한 신호가 온다.


어제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와 통화했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인데 휴직 중이라고 했다. 귀에서 큰 소리가 들리고, 대화하거나 통화할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때가 있어서 치료를 위해 직장을 쉬고 있다고 했다. 귀에서 늘 소리가 나니 머리도 멍하고 뭔가를 집중해서 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처음에는 치료에 집중했다고 한다. 치료해도 회복이 더디고, 치료의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감도 와서 한때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던 중에 치료를 위한 과정과 기간이 몸도 마음도 쉬어가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이후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힘은 들지만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서 마음이 바뀌고 치료의 양상도 좋아졌다니 안심이 됐다. 친구가 건강하고 잘 지낸다는 소식보다는 못하지만, 치료에 진전이 있고, 무엇보다도 평상심을 되찾았고, 고통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2021년 6월 경에 갑자기 귀에서 '삐......' 소리가 나서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던 경험이 있다.  여러 가지 기구를 통해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치료로써 소리 나는 것을 없애기는 거의 어렵다고 했다. 귀에서 나는 소리가 없어진다면 운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에서 그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다른 일에 집중하든지 외부에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에 있으면 그 소리가 안 들릴 수 있다고 조언해 줬다. 그러면서 약을 몇 일분 처방해 줬다. 2~3주간은 귀의 소리가 지속됐다. 언젠가부터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어쩌다 한 번씩은 소리가 날 때도 있다. 그래도 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운이 참 좋다. 


몸의 통증이 느껴지는 등 변화가 생기면 걱정이 앞선다. 무엇 때문에 아픈가? 큰 병이라도 걸린 것은 아닐까? 쉰 살이 넘어서부터는 더 그렇다.


2020년 3~4월경부터 사무실 의자에 1시간 정도 앉아 있는 것이 굉장히 힘들기 시작했다. 30~40분 앉아서 일하다가 일어나서 스트레칭하며 잠깐 걷는 등 힘겹게 견뎠던 시기가 있었다. 그전에는 아침에 출근해서 의자에 앉은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점심시간이었고, 오후에도 자리에 앉은 후 일어나면 퇴근시간이 될 정도로 앉아 있었다. 3~4시간씩 앉아서 일하는 게 편안하다 못해 당연히 여길 정도였다. 앉아 있는 것이 힘들고 몸이 뒤틀리는 불편함은 상상하지 못했던 몸의 변화였다. 그 당시에 소변보는 것도 불편했다. 그래서 동네 비뇨기과의원을 거쳐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립선으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약 처방을 해주며 가급적 오래 앉아 있지 말라고 했다. 또한, 좌욕하기를 권했다. 이후에 사무실과 집에서 독서대 등을 이용하여 서서 일을 하고, 서서 책을 봤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앉지 않고 서서하려고 노력 했다. 아침에 좌욕도 꾸준히 했다. 언젠가부터 앉아 있는 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1~2시간 앉아서 대화하거나 영화를 볼 때도 불편함이 없었다.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3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이동해도 불편함이 없게 되었다.


2021년 초에 어깨에 통증이 심하게 왔다. 정형외과에 방문해서 엑스레이, CT 등을 찍었다. 병원에서는 도스 치료를 권했다. 도스 치료를 몇 차례 받았다. 받을 때는 시원하고 치료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여러 차례 도스치료를 받아도 실제로는 진전되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 1~2회, 1시간 이상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도스치료를 중단하고 요가밴드를 이용해서 어깨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도스치료가 다른 사람이 해주는 스트레칭이라는 생각에서 착안했다. 매일 10~20분 정도 어깨 등  상체 스트레칭을 했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요가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을 했다. 그렇게 1년 여가 지나자 일상생활에서 어깨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스트레칭이 어깨의 불편을 치유한 것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각종 마디가 굳어지고, 근육이 줄어드는 등 신체적인 기능이 떨어진다는 몸의 증거가 통증으로 나오는 듯하다.


2022년 3월경에 옆구리와 등에 강한 통증이 왔다. 팔을 등쪽으로 돌릴 수가 없었다. 등쪽 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때도 있었다. 정형외과를 찾았다. 목과 어깨 엑스레이를 찍었다. 정확히는 정밀검사를 해 봐야 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목에 무리가 가서 어깨와 등쪽으로 통증이 온다는 진단을 했다. 모니터 볼 때, 핸드폰 볼 때, 책 볼 때 등 목 자세를 바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스 치료를 권했다. 도스 치료를 바로 시작했다. 도스치료를 주 1회 3개월 정도 받았다. 더불어 목 자세 개선을 위해 집과 사무실에 높낮이 조절 책상을 구매했다. 컴퓨터 모니터가 낮게 설치되어 있어 모니터를 보면서 일할 때는 항상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서 목에 많은 스트레스를 줬던 것이다. 핸드폰 볼 때도 눈높이로 핸드폰을 올려서 보는 습관을 들였다. 매번 손을 눈높이로 올리기가 어려워 집에서는 보면대를 이용하여 핸드폰이나 탭을 눈높이에서 맞춰서 봤다. 이러한 결과 현재는 그러한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활력이 넘친다.


여성의 갱년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남성도 갱년기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내의 갱년기때 신체적인 변화가 있음을 보고 느꼈다. 남자인 나도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변화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몸의 변화와 통증은 나이와 함께 같이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쉰 살 즈음에 몸의 변화가 올 때는 자신의 몸과 일상생활을 한번 점검해 봐라는 자연이 보내는 신호인듯하다. 통증이 오면 병원에 가서 전문가의 진단과 조언을 받아 내 몸에 맞는 휴식과 돌봄의 서비스를 제공해 줘야 한다. 몸의 통증이 오는 이유는 그동안 피로가 누적되어 그 피로를 참아 내지 못하는 내 몸의 호소이며 몸부림이다.


몸이 주는 통증 등 변화를 잘 살피자.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통증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통증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통증은 고통일 수도 있지만, 몸을 살피라는 자연의 신호이다. 어쩌면 몸의 통증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몸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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