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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이 Nov 21. 2023

음악을 켜면 어떨까요?

제안, 음악, 분위기, 반응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내린 가을비가 오전 내내 내렸다. 승용차 창에 빗물이 흐른다. 비 올 때 승용차 안은 아늑하고 안락하기 그지없다. 특히, 11월 중순의 싸늘한 날씨에는 포근하기까지 하다. 차 안의 남자 셋은 비 오는 날 차 안의 운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 같은 날 지금 이 분위기에 음악이 더해지면 좋겠다는 의견에 운전자가 음악 라디오를 켠다. 차 안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비와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세 남자의 기분도 업되는 듯 감상에 젖기도 하고, 말을 더 하는 사람도 있다. 음악의 힘이다. 승용차 안에 낭만이 흐르니 시간이 빠르다. 어느 사이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점심식사 후에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의 풍경이다.

사진 촬영: 이지

음악의 힘을 느낀 것은... '나는 가수다'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다. 그때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당시 가수와 가사와 곡이 주는 힘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있었다. TV로 나오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 감격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도 감동에 빠졌던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전에는 음악을 잘 듣지 않았다. 그 이후로 음악을 자주 듣는다. 마음이 혼란할 때, 다소 안정감이 필요로 할 때, 휴식이 필요할 때 등 음악을 켜 놓고 그 속에 나를 놓아둔다.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 기분 상쾌해지듯이 음악도 그렇다. 그 음악 자체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 귀와 파장을 통해 몸에 전달되는 느낌은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치유도 주는듯하다.

   

작년에 근무하던 기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데, 직원 중에 제안사항이 있다면 나에게 말했다. 사무실에 음악을 틀어 놓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너무 좋은 의견이라고 말하며 공감을 표했다. 다만, 근무시간에 사무실에 음악 소리가 나면 업무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있을 수 있고, 없더라도, 스피커 옆에 있는 직원들은 소리가 크면 싫어할 수 있으므로 그런 부분들 고려해서 켜 놓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 이후에 출근하면 퇴근 때까지 사무실에서 음악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모든 직원들이 서류나 컴퓨터를 보면서 일하기 때문에 다소 경직되고, 사무적일 수밖에 없었던 사무실 분위기가 한 결 부드럽고, 화기애애해졌다. 아침에는 클래식이 나와서 마음 차분하게 해 주고, 점심때에는 활기차고 경쾌한 음악이 나왔으며, 오후에 낭만적인 음악이 나왔던 좋은 기억이 난다.


오후에도 비는 계속 왔다. 점심식사하면서 차 안에서 음악이 나오면서 차 안의 분위기가 좋았던 상황과 작년에 근무했던 부서에서 음악으로 인해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개선됐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총무팀 직원에게 제안사항이 있다며 말했다. "비도 오는데, 우리 사무실에 음악을 어떨까요?" 그 직원도 활짝 웃으며 너무 좋다고 말했다. 본인도 작년에 근무했던 기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일을 했다고 했다. 그 직원은 신속하게 음악을 틀었다.


다음날에 나의 제안으로 사무실에 음악을 틀었던 직원과 둘 만이 출장을 가게 됐다. 전날에 사무실에서 틀었던 음악에 대해 나에게 반응을 말했다. 직원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니 너무 좋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준 직원에게 감사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제안을 해도 상대의 호응과 행위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더 활기차고, 조금이라도 즐거운 직장이 된다면 소소한 제안도 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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