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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 Oct 05. 2023

혼자만의 시간

혼술의 묘미

작가마다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누군가는 시끌벅적한 공간에서 번뜩이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누군가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곳에서 갑자기 뭔가가 떠오를 때도 있다.

내 경우에는 밤 9시에 혼자 산책할 때 생각이 정리되면서 그 자리를 새로운 생각들이 채운다.

사실 걸을 때에는 뭔가 획기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보다는 웹소설을 쓰다가 놓친 부분, 고쳐야 할 부분, 혹은 내용을 어떻게 비틀어볼까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게 어두운 길을 걸을 때,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을 때 유독 더욱 잘 생각날 때가 많다.

스토리를 써야 하는 새로운 생각은 주로 웹소설 작업이 끝나고서 떠오른다. 이면지에 스토리를 주르륵 적다 보면 어느새 종이를 꽉꽉 채운다. 물론, 그대로 스토리를 다 쓰는 건 아니지만 다음날 글을 쓸 때 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설거지할 때, 목욕할 때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쓰고 보니 물을 접할 때 생각에 잠기나 보다)
모두 혼자 있을 때, 머릿속은 어느 때보다 훨씬 복잡하고 분주하게 돌아간다. 물론 사람을 만나서 수다를 떨 때는 그에 집중하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어쩌다 자주 가는 펍에 혼자 가서 맥주를 마시는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대화가 너무나도 신선했다. 혼술의 묘미를 알아버렸다.

물론, 저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내가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목소리가 큰 대화를 우연찮게 듣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혼자 있으니, 주변 상황에 더 예민해지고 더 집중하게 되나 보다.

그런데 생각보다 살아있는, 현생을 사는 사람들의 삶은 버라이어티 하고 생동감이 있다. 웹소설은 환상만 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웹소설로 쓸만한 소재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펍 사장님께 종종 혼자 오겠다고 말하고 왔다.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것.
그거야말로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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