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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 Sep 26. 2023

난 멋지지 않은데...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망생이

'웹소설 작가'로 일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대다수의 사람들 반응이 '멋지다'라며 눈을 반짝거리곤 한다.
근데 그럴 때마다 쑥스러우면서도, 이게 그렇게 멋지게 보이는 일인가... 싶을 때가 많다.

2010년대 후반은 그야말로 웹의 세계였다. 웹툰작가가 방송에 나와 보여주는 모습들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수십억을 벌었다는 웹소설 작가 얘기에 웹소설을 쓴다고 하면 영 앤 리치로 보곤 했다.

근데 그건 극소수의 이야기고, 대다수의 평범한 작가들은 주 7일 쉬는 날 없이 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시간도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들 못지않다.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할 때도 있다.
소득도 근근이 살아갈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하늘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겉보기에는 멋지고 우아하게 글을 쓸 것 같지만, 사실 웹소설을 쓴다는 건 굉장히 치열하게 써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이름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게 실명이든, 필명이든 말이다.

작가마다 작업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난 작업하는 동안에는 물조차 마시지 않는다. 집중해서 이야기에 빠져들어 써야 하는데, 물을 마시는 게 흐름을 깨기 때문이다. 대신 중간에 15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갖는데, 그때 물이든, 커피든 모든 간식을 해결한다.

아마도 내 작업실과 내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멋지다고 하지는 못할 테다. 누구보다 그런 찌질한 모습을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사람들이 멋지다고 하는 말에 쑥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 말이 듣기 싫은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멋지게 보이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자신감도 생겨서 '내가 꽤 근사한 일을 하는구나.'라고 어깨를 으쓱할 수도 있다.

난 멋지지 않지만, 멋지게 살아가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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