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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 Oct 07. 2023

챗봇, 독일까 약일까

창작자의 딜레마

웹소설은 인터넷에 자유롭게 올리는 글이다 보니 웹에서의 생태계가 아주 중요하다. 게다가 불특정 다수의 독자가 접하다 보니 다른 문학 작품에 비해 비교적 쉽게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챗봇의 등장은 웹소설 작가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챗봇이 작성하는 문장의 수준이 상당했고, 스토리의 흐름도 다소 어색할 때도 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몇 개의 키워드와 상황으로 몇 초만에 단편 소설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 챗봇을 보며, 이러다 일자리 빼앗기는 거 아닌가, 그럼 난 뭐해먹고살아야 하나 싶은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라면, 챗봇은 아직 불안정하고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각자가 가진 개성과 문체가 있는데, 챗봇이 그 매력을 가지기란 쉽지 않을 듯싶다.

챗봇이 쓴 소설을 보다가, 혹시 내가 쓰는 소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역사 속 인물들을 키워드로 넣었더니 구글링 하는 하는 것보다 자세한 정보와 함께 친절한 문장이 나타났다.

그걸 보며 어쩌면 챗봇이 창작자의 적이 아닌, 조력자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왠지 똑똑하면서도 감성적인 조교 하나를 얻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웹소설을 쓰고 창작하는 일이 기술에 밀릴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간과 기술이 함께 어우러지며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기술에 안 밀리려면 나도 열심히 생각하고 구상하고 글을 쓰면서 필력을 키워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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