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현 Oct 13. 2023

웹소설 작가의 필독서

손자병법을 읽고 있습니다.

웹소설은 캐릭터+사건으로 구성된다.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판타지의 경우에는 사건이 스토리를 끌고 가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게다가 판타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라면, 전쟁씬이 아닐까 싶다. 이건 남성향 판타지든, 현대 판타지든, 무협이든, 하다못해 여성향 로맨스 판타지에도 등장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각종 무기가 등장하고, 장수들이 전략을 짜며, 싸우는 모습은 판타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근데 대게는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무기, 한 번은 본 듯한 전술과 전투방식을 쓴다. 특히 웹소설이 일률적으로 찍어내듯 양산화되면서 이런 경향도 심해지는 듯하다.

그럼 전쟁씬이 없는 웹소설을 쓸 때는 병법이 필요 없지 않은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소설에서 전쟁이나 전투를 다루는 건 아니다. 혹 누군가는 현대판타지는 이런 얘기가 없는데 왜 병법이 도움이 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 판타지를 쓸 때도 병법은 아주 큰 도움을 준다.

현대 판타지에서는 병법 중 '심계'가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회사에서 캐릭터끼리 얽히는 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혹은 검찰이나 정재계의 이슈, 병원 안에서 의사들 간의 알력다툼. 이런 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일 들 말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적을 다시 회유하여 동지로 만들고, 그게 안 되면 철저하게 대립하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성장한다. 그게 판타지에서 주인공에게 바라는 서사이지 않은가. 병법에서는 앞서 말한 모든 일에 대한 걸 다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확장하자면 '로맨스'에서도 병법은 아주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연애는 전쟁과도 같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관심 없는 상대에게 관심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성을 수비하며 굳건히 버티는 적을 밖으로 끌어내는 법에서 따올 수 있다. 로맨스 또한 병법의 심계에서 아주 좋은 소스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웹소설을 재미있게 잘 쓰고 싶은 사람들한테는 병법, 그중에서도 '손자병법'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정말 많은 소스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고전은 역시 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매거진의 이전글 챗봇, 독일까 약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