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라는 건 아주 중요하다. 이름은 바로 그 사람을 대표하는 브랜드명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웹소설 캐릭터도 이름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캐릭터 이름을 지을 때 가장 고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즐겁기도 하다. 이 이름이 좋을까, 저 이름이 좋을까 고르는 재미도 있다.
이름은 캐릭터 성격을 담을 때가 많다. 열심히 한자 옥편을 찾아보기도 하고, 영어나 불어 이름에서 쓸만한 한글 이름이 있나 보기도 한다. 혹은 현실에서는 쓸 수 없는 이름이지만,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나한테는 그런 이름이 외자로 구성된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써보고 싶어서 그렇게 했는데, 쓰다 보니 약간의 문제도 생겼다.
이름 뒤에 바로 조사가 붙는 경우는 가독성이 올라간다.(ex. 예지는, 유랑은) 그런데 이름 뒤에 '-이'를 쓰고 조사를 붙일 때가 참 난감하다. (ex. 가현이는) 이런 소설을 한 번 쓰고 난 후에는 캐릭터 이름을 지을 때 여러 제약을 생각하게 된다.
세계관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이름을 짓고 나면 그 웹소설 세계 속에서는 내가 마치 신이 된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웹소설은 전지적 작가시점이 주를 이룬다. (대사를 쓸 때와 가끔씩 지문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쓰기는 하지만...)
그런데 신기한 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그 세계에 개입하는 빈도가 줄어들게 된다. 이름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들은 이름대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름 짓는 건 즐거우면서도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다. 작품이 시작되는 순간, 캐릭터는 그 이름을 가지고 영원히 살아야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