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는 아침을 벗 삼아 달리는 하천의 따뜻한 위로
잠시 숨죽인 사람들과 깨인 눈으로 숨차게 달리는 이상
이제 막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누운 벤치에 앉아있는 할아버지
그리고 빛을 받아 안고 있는 휠체어에 기대앉은 할머니
잠시 떨어져 보이는 간극사이로 정겨운 인연의 닿음이 느껴진다
떠오름의 시간이 눈부셔 나는 잠시 뒤로 걷기로 했다
한시적으로 다리 밑 그늘에 다다를 때까지만...
거꾸로 흘러가는 느낌, 감각, 시간
등진 아침을 받아 기다란 그림자가 정겹게 인사를 한다
우비를 쓰고 지나가는 자전거 위에 소녀
반전된 이미지와 그것을 깨무는 기존의 의미
펄럭이는 노란 우비가 눈 비비듯 편견을 깨운다
둥글게 원을 그리는 운동기구 앞에 선 할머니 그리고 그 옆을 지나는 순간의 나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직선적인 나에게 말없이 말하곤 떠나시는 듯했다
인생은 둥글게 뛸 줄도 알아야지. 그래야 후회가 없지.
꽃병을 자전거 바구니에 담아 설레듯 내달리는 아저씨
오르막길 앞에서 잠시 내려 소중히 오르신다
인생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병을 지키려는 듯
소중한 그날의 기억을 지켜내려는 듯
기나긴 시간 저편의 하천을 돌아오는 길에서 소싯적 만났었던 노부부를 조우했다
말없이 휠체어를 밀고 가는 할아버지, 아직은 그의 햇살이 부족한 듯 웃고 있는 할머니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 끝에는 누구나의 이유들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인연으로 이어진 둘, 둘로 이어가는 하나의 삶
그렇게 하천의 이야기는 같은 듯 다르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흐르고 이어 붙어서 결국 나에게 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