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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어울리는 MBTI 란

MBTI가 말해준 나의 직업 적성

by 개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나오는 질문은 이름과 나이, 직업, 그리고 MBTI다.
사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학생 신분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성격 유형을 물어보는 게 하나의 유행이 된 것 같다.


직업이야 뭐... 실리콘밸리에서 물어보면 웬만하면 개발자인 경우가 많으니 넘어가고, MBTI 얘기가 나오는 순간 모두의 성격이 16가지로 파악이 된다. (글 쓰고 생각해보니 개발자가 하도 많아서 직업의 다양도가 16가지조차 안되나.. 싶다.)


나도 남의 MBTI를 들으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어느 정도 결정되는 것 같다.
“오, 저 사람은 TJ구나? 뭔가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
“오, FJ라고? 나랑 성격 잘 맞을 것 같은데?”
“오.. 내성적이라니, 나도 내성적이라 친해지기 좀 어렵겠다.”
이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나와 성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유형이 어느 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과 내가 잘 맞을지는 자연스럽게 이 16가지 성격유형 안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그 사람을 더 알고 나면, 그때야 뭐 성격유형이 어디에 있든 신경도 쓰지 않게 된다.
내 친한 친구들 MBTI는 매번 들어도 까먹고, 다시 들으면 “너 성격이 그렇다고?” 이해조차 안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이력서를 넣을 때도 MBTI를 물어본다고들 하던데? 물론 한국 기업에 지원을 해본 적이 없으니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도 어떤 유형이 직장생활에 잘 맞는지 다 나오고, 회사에 맞는 MBTI를 이력서에 꾸며 넣을 텐데 굳이? 정말로 MBTI를 이력서에 넣는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내 MBTI를 검색해보면 개발자가 적성이라고 하던데, 우연찮게도(?) 난 개발자니 참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은 것 같다. 이 성격이 사회성은 떨어지고 남한테 무관심하지만 직장에서는 또 인기가 많다고는 하는데... 물론 난 사회성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니 그도 그럴 게 사회성이랑 성격은 좀 다르잖아. 내성적이고 솔직하다고 해서 할 말 안 할 말 구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솔직하니까 어떤 사람이 어떤 면에서 좋게 보이면 그걸 제대로 칭찬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법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 같이 하면 좋을 성격이라고 하는 이유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일이 주어지면 별말 안 하고 하고, 억울하거나 불리하거나 나와 뜻이 맞지 않아도 불만 없이 일단 주어진 일을 하긴 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내 성격이랑 똑같은 사람이랑 같이 일하고 싶나?


그건 또 아니다.


내 말이 맞다 생각해도 그걸 주장하지 않고 그냥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을 따라간다.
이게 부하직원으로서는 좋은데, 상사로서 이 성격을 가진다면... 편하긴 하겠지만, 그 사람이 팀과 회사의 발전을 가져다주나?


그건 또 아니잖아.


이런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또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 있고, 그런 리더십 있는 성격이 참 부럽다. 뭔가 그 사람들은 뭘 하든 성공할 것 같거든.


뭐, MBTI도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나 얘기 많이 하는 것 같고, 난 같이 3년 넘게 일한 팀원들의 성격유형이 어떻든, 뭔지도 궁금하지 않다. 그냥 “저 매니저는 항상 무표정해서 무섭고”, “저 시니어는 뭘 물어볼 때마다 항상 웃어서 착하다”, 그런 식으로만 생각하지.


그 사람이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감성적이든 이성적이든 그런 건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중요하지 않으니까. 쓸데없는 미팅만 많이 잡아놓고 내 일하는 시간만 방해하지 않으면, 그게 일하기 완벽한 성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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