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었지만, 쉬이지 않는 하루에 대하여

멈추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by 김가인 오로시

어제는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먹고 자고, 또 먹고 또 자는 반복.
몸은 분명히 쉬고 있었는데, 마음은 도리어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쉬고 있는데 이상하게 쉬어지지 않는 날.


누가 보아도 휴식인데, 정작 나는 회복되지 않는 그런 하루.

잠들기 직전의 무게, 눈을 떠도 여전히 남아 있는 그 공기.
그것을 어제 나는 꽉 껴안은 채로 있었다.



멈추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말한다.
잠시 멈춰 서야 더 멀리 뛸 수 있다고.
텅 비워야 다시 채워진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그 감각이 익숙하지 않다.

멈추면 허무가 먼저 찾아온다.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이게 쉰 건가?’


그런 의문이 끝없이 떠올랐다.


어제의 나는 하루 종일 누웠지만,
마치 하루 전체가 비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긴 휴식은 나에게 회복이 아니라 리듬의 단절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쉬는 사람일까


사람마다 쉬는 방식이 다르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길게 누워 있어야 회복되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그 길이가 길어질수록 더 지친다고.


나는 아마 후자 쪽에 가까운 사람.

하루 전체를 비워두면 오히려 삶의 결이 흐트러진다.
루틴을 유지하며 그 안에서 잠깐 멈추는 것이 나에게 맞는 휴식에 가깝다.


-3시간 정도의 멍.
-잠시 걸음을 멈추는 여백.

그 정도면 내 마음도 다시 정렬되고 숨도 고른다.
그 이상 길어지면 흐름이 끊기고, 다시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쉬었다기보다, 돌아가는 속도만 잃은 느낌.

어제는 딱 그런 하루였다.




60대에 쉬자는 생각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달리는 시기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나를 키우는 일들이 쌓여 있다.
멈춘다는 건 앞으로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나에게는 지나치게 비싼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결론을 내렸다.

크게 쉬는 건 나중에 하자.
진짜 쉬어도 되는 시기가 오면,
그때 마음껏 늘어지고 누워 있어도 괜찮다.


지금은 몇 시간의 멈춤이면 충분하다.

일요일 하루 온전히 비우는 건…
아직은 나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쉬어도 쉬어지지 않는 날이 있다.


그날은 쉬는 날이 아니라,

쉬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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