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자작시

by 김가인 오로시

빨간선, 주황색 선

두 줄이 나란히 놓여있어요

맞아요, 선물받았어요

내 낡고 오래된 손을 묶어버리기에

딱 좋은 선들이에요



선들을 주물럭거려 봐요

동글동글 빚고 바닥에 굴려봅니다

저절로 굴러간 선들이

갑자기 붉은 혓바닥을 내밀고

바닥을 태우기 시작해요



검은 잿빛으로 변해버린 선물 위에

무언가를 적어보지만

읽을 수 없는 검은 기호만 가득



너와 나 사이의 언어



오늘도 어제의 잿가루를 긁어모아

입안으로 시원하게 털어 넣습니다



하루의 빛을 꾸역꾸역 삼키다 보면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고

그제야 당신이 준 선물이

지워지지 않는 화상(火傷)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죠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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