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잃어버리기 전에 깨달았으면 좋았을 것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중입니다>

by 김가인 오로시

익숙해지는 건

참 잔인한 일이다.


처음엔 서로의 작은 습관도

사랑스러운 기적 같았다.

그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나,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것들이 너무 익숙해졌다.

특별한 풍경이 아니라

당연한 하루로 바뀌어 있었다.

익숙함은 고마움마저 희미하게 만들었다.

처음 느꼈던 그 감정들을

다시 찾으려면

기억의 창고를 한참 뒤져야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랑을 잃는 이유는

서로가 싫어져서가 아니라

익숙해져서가 아닐까.


마음을 두드리던 사랑의 리듬은

언젠가부터 일상을 견디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당연해진 풍경에

작은 균열을 내본다.

익숙함 속에서도

그가 건네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고맙다고 속삭여본다.


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며,

언젠가 커버릴 이 작은 몸을 기억하려고 조용히 옆에 누워본다.

지금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잃어버리기 전에

조금 더 자주 고마워하고 싶다.


언젠가

"그때 우리가 가장 행복했었구나"라고

후회하듯 말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의식적으로 사랑하려 한다.

익숙함이란 이름으로

사라지지 않게,

오늘의 우리를 더 자주 기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