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내내 나는 그릇을 하나씩 쌓아 올렸다.
달을 향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지만
늘 아득히 멀었다.
그릇 속에 담긴 조각들은
달에서부터 흘러 내려왔는지,
아니면 내가 간절히 담아 올려 보내고 싶은
마음들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내게 달이란 존재는 언제나 엄마였다.
기억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닿을 듯하면서도 끝내 닿을 수 없는 어딘가.
쌓아도 비워지고, 비워도 다시 쌓이는 그릇처럼
엄마를 향한 마음도 끝없이 되풀이되는 듯했다.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나는 그 공허함이 너무 익숙했다.
어쩌면 그릇 속의 조각들은
흩어진 나의 기억이거나,
내 안의 수많은 자아일지도 모르겠다.
또 혹은 엄마와 나,
세상의 모든 관계들이
뒤엉켜 나타난 흔적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엄마가 되어 내 아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또다시 생각에 잠긴다.
어쩌면 나 역시 아이가 올려다볼 수 없는 높이에서,
그 아이에게 같은 공허함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이 감정이 자책인지, 반성인지,
아니면 오래 묵은 그리움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그림을 완성한 후 한참 동안 조용히 바라봤다.
달은 늘 그 자리에서 말없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다시
그 달을 향해 조용히 그릇을 쌓는다.
달은 나를 품고,
나는 달을 품는다.
그렇게 우리는 끝없는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서로를 향한 기억 하나를 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