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언젠가 오늘을 다시 펼쳐본다면

by 김가인 오로시

나는 사랑을 항상 기록한다.


기억이 흐려져도

그 기록은 남을 테니까.



매일 그의 일상적인 뒷모습을 찍고,

책을 읽는 옆모습을 담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글로 적는다.


최근엔 시도 쓴다.

글보다 더 깊게 마음이 스며들어서,

나도 몰랐던 내 감정이 짧은 문장 안에 나타난다.




왜 이렇게 기록하는 걸까,

스스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내게 늘 말해준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진정 행복한 삶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 준다.


함께할 때 행복한 마음과

혼자만의 시간 속 행복을

모두 존중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내 삶에 안정감을 주고,

내 감정에 쉼을 준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기록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란 어쩌면

기억보다 더 쉽게 사라지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기록한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이 기록을 다시 꺼내 보았을 때,

오늘의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아꼈고,

얼마나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했는지

조용히 다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 나는 오늘의 기록을 펼쳐보며

이런 말을 할 것 같다.


"그때 참 행복했었구나.

너와 함께였기에 정말 행복했구나."


오늘도 나는

지금의 사랑을 적는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언젠가 오늘을 다시 펼쳐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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