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상실 후에야 비로소 사랑이 깊어졌다

Chapter 2. 언젠가 사라질까 봐, 더 사랑하는 중입니다

by 김가인 오로시

상실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얼마 전, 시동생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랬다.


그의 싸늘한 얼굴을 처음 마주한 순간,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실감이 나지 않아서였을까.

눈앞의 현실이 현실 같지 않아서였을까.




하지만 감정은 늘 뒤늦게 도착했다.


정확히 3개월 후였다.



별다를 것 없던 어느 날,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일상 속 모든 것이 무기력하고,

설명할 수 없는 우울과 불안이 몰려왔다.



그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내 곁에 있는 사람도

언젠가 갑자기 떠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안에 계속 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과 상실을 마주한 뒤,

내 일상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그를 더 깊이 바라보고 기억하려는 마음이었다.



전에는 그저 일상의 모습이라고 지나쳤을

작고 평범한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의 사소한 행동, 말투, 웃음소리를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싶어졌다.


사진이나 그림은 늘 해왔지만,

글을 쓰고 시를 쓰는 일은 내게 새로운 시도였다.


내가 쓴 한 편의 글과 시가

불안을 가라앉히고 일상의 감정을 더 섬세하게 바라보게 만들었다.


글을 써 내려갈 때마다

내 자존감도 조금씩 올라갔다.


불안도 희미해지고,

매일의 평범한 풍경들이 더 특별한 축복으로 다가왔다.





상실이란 참 이상하다.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을

더 간절히 붙잡고 싶게 만드니까.


나는 오늘도, 상실 후에야 비로소

더 깊어진 이 사랑을 조용히 기록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


이전 08화1-7. 언젠가 오늘을 다시 펼쳐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