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애틋한 것들

by 김가인 오로시

때로는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더 애틋하게 만든다.


나는 항상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잃을까 봐

마음 한구석에 불안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가까운 가족을 갑작스럽게 잃었다.

어제까지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사라졌다.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의 빈자리를 깨닫는 데는

몇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빈자리를 느낀 후부터

나의 일상은 조금 달라졌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만 불안해졌다.




불안이 깊어질수록

나는 오늘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된다.


그 사람의 표정, 습관, 작은 몸짓까지도

하나하나 더 오래 기억하려 애쓴다.



하지만 가끔은,

사랑이나 관계라는 것들이

그저 감정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경제적인 여유, 생활방식, 신뢰.

이 현실적인 요소들이 있어야만

사랑도, 배려도 조금 더 깊어지고

탄탄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우리는 더 행복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사랑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저 조금 더 현실적으로

서로의 곁을 지켜줄 뿐이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신뢰는 더욱 중요해진다.


서로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맞추고 이해하는 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길 위에서 평생을 걸어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중요한 노력이다.






사랑이란,

언젠가 끝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도

오늘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일.


결국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완벽한 현실이 아니라,

불안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끝까지 놓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더 깊이 바라보고

말없이 그 손을 잡는다.



영원하지 않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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