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언제나 웃으며 살아갈 수 없다.
매일 붙어 지내다 보면
작은 부딪힘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우리도 서로가 없으면 안 될 만큼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싸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소하게 토라지는 일로 시작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토라짐이 길어지면,
결국에는 크게 ‘빵!’하고 터진다.
나는 불만을 숨기는 편이 아니라
솔직하게 말해야 직성이 풀린다.
어쩌면 관계에서 솔직함과 진솔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다툼이 커지면 결국 날것 같은 말들이 오가고,
해결은 되지 않은 채 남는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의 시간을 인정해주는 일이었다.
어떤 날은 멍하니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했고,
어떤 날은 울음으로 감정을 비워내야 했으며,
또 어떤 날은 화가 가라앉기만을 바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을 각자 가진 뒤에야,
우리는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정리되면,
처음보다는 한결 차분하게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된다.
사과가 오가기도 하고,
같은 말을 다른 태도로 다시 꺼내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상대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고,
배려하는 방법을 다시 배우게 된다.
나는 이제 안다.
다투는 것이 단순히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면서
다시 대화로 이어지는 과정,
그 리듬과 타이밍이야말로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함께 많이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대화를 정리할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균형이 맞아야만
우리는 끝내 다시
같은 길 위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