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달빛이 환한 밤
참나무 숲 가장자리에서
조막만한 아이가 얼굴을 빼꼼
털뭉치로 둘러싼 까만 피부
빛이 나는 두눈으로
어둡고 깊은 물 속으로
순식간에 아래로 빨려가네
드넓은 초원 위
빨간불 노란불만 있는 신호등
나는 시간이 멈춘 듯 한동안 가만히
이때,
신호등은 초록색으로 변하고
털뭉치 아이가 떠올라
내 손을 잡고 깊은 곳으로 내려내려
물결은 달빛에 일렁이며
초록 불빛만이 내 눈 속에 남아
아직도 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