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붉은 동그라미의 향연
붉은 빗금의 눈물 흔적
문제의 집이라는 곳에
빼곡히 내 방을 채워간다
찰방찰방 방에는 눈물들이 모여가고
책들은 하얗게 젖어 타버렸다
잿가루들을 쓰레받이에 담아
창밖으로 날려본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종이들은 산성비에 맞아
땅속으로 쳐박혀 사라져간다
담고, 흘리고, 날리고, 버려지고,
흩어지고, 모아지고, 다시 날라가는
고여 썩어버린 날들과
무명의 날들
마시고 내뱉으며
마시고 내뱉고
공기를 씹어 삼키며
무엇도 묻지 않는
물음표만 가득한 방에
나는 계속 살아있다